medical story

언제나 익숙해질수 있을까?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11. 1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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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외과 2년차쯤 되었으면 다들 무덤덤해지고, 다들 그렇다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일상의 한부분으로 받아들이며, 별 생각없이 지나가곤 한다.


그러나 나는 아직까지도 잘 되지가 않는다.


중환자실에  깔려 있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 환자들.

젊은 나이에 암에 걸려 항암 치료를 하는 환자들.

어디가 아프고...아파서...좋은날에 병원신세만 지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


난 끊임없이 괴롭다.

피곤한 스타일이다.


저기 있는 저 불쌍한 사람..살려야 하는데...그래야 하는데...

내가 살려줘야 하는데...


방법이 없는걸까?


그렇다 하여도...아무리 그래도...


내가 아무리 슬퍼하고..아쉬워하고.........그래도..


별수가 없다.


몇일밤을,  중환자실과 수술실에서 지새워도...


당신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이를 악물고..싸워봐도..


별 수가 없다..


이 세상에 신이 있다면.....약혼자만 남겨두고....세상을 뜨게 할수는 없다.

5살,3살난 아들,딸들만 남기고 허무하게 가도록 내버려 둘수는 없다.

애들 학교입학도 시켜야 하고, 소풍도 데려가야 한다.


그리고,,,주책맞게 눈물이 주루룩..


그리고 술 한잔 들어가면, 꺼이꺼이 대성통곡을...


이제 난 신이라는 존재를 믿지 않기로 하였다.


이 세상에 믿을 것이라곤 나 밖에 없다.


사람을 살리는 것도 나고...죽이는 것도 나이다.


열심히 살다 보면,  그러다 보면 길이 보이겠지...


이 세상에,  아파서 슬픈 사람들...한이 맺혀서 눈도 못 감는 사람들...


씨바..솔직히....애들이 눈에 밟혀서....저승길이라도 제대로 가겄냐?



너무한 일이다.

이러면 안될 일이다..

이렇게 안타깝고..슬프고....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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