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story 75

총동문회( 부제: 구겨진 스타일 )

지난주 토요일엔 총동문회가 있었다.. 총동문회란 무엇인가? 주로 까만 정장을 입고 술먹고 오바이트하는 날이다...라고 정의를 내릴 수도 있겠지만은..고등학교 동문들끼리, 재학생 졸업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오손도손 술을 마시는 자리이다...-.-;; 공부하느라 바쁜 나지만, 총동문회를 제낄 베짱은 없기에, 마지못해 도살장에 가는 심정으로 끌려나갔다.. 게다가 토요일 오후..한 선배가 정형외과 체육대회를 제끼고, 동문회 참석할라고, 왔는데..이 선배가 너무 일찍 온거라...그래서 몸을 숨길데를 찾아 방황하다가 나랑 딱 마주친 것이다.. "흐흐..잘있었냐? " " 예..형 " " 사우나 가자..." " 저기..그게..오늘..공부...." " 왜 공부할게 많냐? 뭐가 많냐? 그냥 기출만 봐! " " 예..형.."..

medical story 200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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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로마스 쿠폰이 생겨서 점심을 맛있게 먹고, 다시 학교로 들어오는데, 선배를 만났다. " 그래 공부는 많이 했지? " " 이제 해야죠..." " 한번은 다 봤지 ? " " 보기야 봤죠.." " %*%*%*에 대해서 한번 말해볼래? " " ...." " 그러면 %&*&$&$후에 생기는 합병증에는 뭐가 있는지 아니 ? " " ....." " 열심히 해라...나 간다...." 꼭 시험전에 출현하여 불안하게 만드는 선배가 있다. 옛날에 학교시험볼적에도 시헌전날 출몰하여 후달리게 만들던 선배가 있었는데..... 젠장...어쨌든..토니로마스에 대한 흐뭇한 기억이 사라지고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가슴이 서늘해졌다. 나에게 물어보았다. 합격할수 있을까? 그럴껄..아마.. 너 머리좋니? 아니.. 그동안 공부 열..

medical story 2006.05.10

임상 수행 능력 평가 시험, OSCE

임상 수행 능력 평가 시험, OSCE 어제는 임상 실습을 마치는 기념(?)으로 하루종일 시험을 거하게 봤다. 10시 30분경, 소림사 에서 무술을 배워 하산하는 스님들이 소림 18관문인가 뭔가를 통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너희들도 숙희씨 ( OSCE, 오스키, 오숙희..-.-;; ) 의 14관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교수님의 썰렁한 농담을 듣는 것으로 기나긴 시험이 시작되었다. OSCE란 임상 수행 능력 평가라는 시험이다. 의사로서 기본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술기들, 예를 들어, 심폐소생술이나 피부 봉합, 척수 천자 등과 같은 술기들과 꼭 알아야 할 질환들에 대하여 직접 환자 병력청취를 해야 하는 시험이다. 병원의 각 방마다 모의 환자들이 앉아 있고, 우리들은 각각의 방을 뛰어다니며, 환자들을 만나고, 그들이..

medical story 2006.05.10

나병과 싸우는 사람들...

성라자로 마을 진료실에서.... 성라자로 마을 병원인 치유의 집 내가 처음 나병환자를 접한건 고등학교 2학년때 였다. 수도자가 되기 위해 성소피정에 갔었는데 그곳이 산청 성심원이라는 나환자 정착촌이었다. 그 후로도 몇번 갔었으니까 적어도 1년에 1~3번은 나환자들과 접촉을 한 셈이다. 그러나 수도원에서 나온 이후로 오랫동안 나환자들과 접할 기회는 없었다. 고등학생인 그때 선배 수사로 부터 전염성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할머니 환자분이 건네주시는 과자를 먹기가 그렇게 거북했었다. 그 거북함이 여캐까지도 마음 한구석에 미안함으로 자리잡고 있어서 였을까? 며칠 전 학교에 가톨릭 한센병연구소에서 단기강좌를 한다는 포스터가 붙었다. 보는 순간 ..내가 가야할 강좌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한센병이라는 명칭은 처..

medical story 2006.04.10

국가고시에 대한 단상.

올해에 접어들면서 부터 내 생활은 점점 더 무미건조 해져만 갔다. 4학년이 되기 전까지는 시험기간이라고 해봐야 길어야 한달만 쌈빡하게 조뺑이 쳐 주면 그 이후에 주어지는 방학이라는 무한 자유가 있었기에 수 많은 밤을 지새울 수 있었다. 그러나 4학년이 되고 부터는 사정이 달라지기에 이르렀다. 의사 국가 고시라는 시험은 나에게 "시험 기간" 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바꿀 것을 요구 하였다. 이 차이점에 대해서 잠시 말해보자면 예전엔 공부하다가 바람 쐬러 잠시 나와 담배를 한대 물고 지긋이 먼산을 쳐다보며 생각했다. “ 씨바 그래 오늘 하루도 이렇게 가는 구나 ! ” 알코올과 해변과 낮잠과 쭉쭉빵빵한 애들이 이 저기서 어서 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었다. 요즘엔 공부하다가 바람 쐬러 잠시 나와 담배를 한대 물고 ..

medical story 2006.04.10

After 7 weeks.....

폴리클 실습이 의대생활의 꽃이라는 말은 실습이 한가하고 편하기 때문은 절대 아니다(그런줄로 알고 기대했었음). 꽃은 무슨 놈의.....아무것도 모른채 헤맨 지난 7주간의 실습을 되돌아보면, 한것도 없는데 시간이 그렇게 빨리 갈수 있다는 것이 경이로울 따름이다. 전남대 의학과 3학년 실습과정은 올해부터 각 4개의 파트로 나뉘어 7개의 조가 7주간을 그 파트안에서 실습을 한뒤 다음 파트로 바뀌는 구조로 바뀌었다. 4개의 파트는 A-내과파트, B-내과+소아과 파트, C-응급실+외과파트, D-정신과+산부인과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난 C조부터 시작했고 이번주로 폴리클 첫 파트 실습을 마치게 된다. 이렇게 된 이유는....음, 예를 들어보자. 응급실 같은 경우 나이트 한주, 데이 한주 총 2주가 되는데 파트로 구..

medical story 2006.04.10

단상들..

1. 실습 시작한지도 벌써 4주째가 되고있다. 하지만 첫 주를 학외, 두번째 세번째 주를 응급실에서 보낸터라 이번 주야말로 제대로 된 실습 첫 주라는 생각이 든다. 그 동안 컨퍼런스라던지 회진이라든지 하는 것과 거의 관계없는 실습이었고 교수님들과 얼굴 마주치는 일도 별로 없었기에 실습 중이라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은 처음으로 제대로 긴장하고 임하는 실습이다. 2. 아무래도 폴리클 실습 최대의 적은 어떻게 대비가 안되는 교수님들의 질문 공세와, 그에 따르는 갖가지 괴로움들이 아닐까.. 작년에 수업할 때만해도 수업 시간에 입버릇처럼 교수님들이 "폴리클들은 이런 것도 물어보면 모른다니까.."라고 하셨을때 '왜들 그럴까..공부 좀 하지..이런 대왕을 대답못하다니!' 라고 생갔했었는데.. 너무 ..

medical story 2006.04.10

소아과

지금 뛰는 과는 소아과다. 물론 난 소아과는 이미 작년에 지나갔지만, 지금은 선택 실습이란 이름으로 뛰고 있다. 선택 실습은 먼고 하니, 정규 실습이외에 자기가 원하는 과와 교수님을 선택해서 뛸 수 있게 해주는 제도이다. 멋모르고 선택해 버리면 나중에 낭패를 보는데, 이 경우가 바로 그 경우다. 편안하게 교수님과 일 대 일로 돌면 아주 행복하지만, 현재 돌고 있는 동료들과 같이 돌게 되면 아주 힘들어 지기 때문이다. 보통은 선택실습의 경우 컨퍼런스나 당직, 외래가 off 가 되는 경우가 있지만, 위와 같은 상황이 되면 꿈도 못 꾸고 열라 돌아야 한다. 머.. 그것도 나름대로 좋기는 하지만, 꽤 피곤하겠지. 게다가.. 아래 학년과 돌면 (바로 나같이) 초긴장 상태에 빠지게 된다. 왜.. 무식한게 뽀록 날까..

medical story 2006.04.07

응급실 그 두번째..

아직 첫 번째 주를 벗어나지 못해 오늘도 어렵사리 저녁 7시에 응급실로 출근했다. 후배들.. 지나가며 형 웬일로 이 시간에 이렇게 깔끔해요.. " 응, 응급실이야. ㅡ.ㅡ! 지금 출근이다." 응급실 입구에 들어서면 많은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친구가 다쳐 안절부절못하는 청년, 가족에게 전화하는 부인, 할머니를 기다리는 소녀, 간병하다 지쳐 쓰러져 자는 아버지.. 이들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이곳에서.... 오늘도 어쩌면 우울한 출발이 되었다. 물론 그런 기분은 아랑곳하지 않고 2주차 녀석들 수고해요 라면 할 일을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사라진다. 물론 나 외에 조원은 아직 없다. 주섬주섬 ABG, VBG tube를 챙겨 일을 시작한다. 몇 분이나 되었을까.. 나이를 지긋이 드신 분인데, VBG가 안 ..

medical story 2006.04.07

응급실에서....

응급실 첫날 응급의학 레즈던트 셈이 우릴 반갑게 맞아 주셨다. 어서 오너라. (일꾼들아). 차분히 우리가 응급실에서 해야할 프로시져들을 설명해 주시곤 마지막으로 주사기를 한 웅큼 우리에게 쥐어 주셨다. 자. 이걸로 서로 짝을 지어(우린 6명이 한 조다) 서로에게 "직접" ABG, VBG를 해봐라. 얼마나 아픈지 실제 너희들도 겪어 봐야하거든. 우린 주사기를 든체 망연히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때 용감한 한 팀이 시도했다. "먼저 해." 아니 "네가 먼저해" 서로 미루다 누군가 시작했다. "아. 아..아퍼.. 살살해" "야 아프다니까." .." 빼" 우씨.. "내가 해볼게" 응급실 간이 회의실은 곧 우리들의 신음소리로 가득 찼다. 모두들 퉁퉁 부은 팔을 부여잡고 있을 때... 스테이션 간호사가 외친다. 여기..

medical story 2006.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