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story 75

아! 정신과 !

우리들은 실습을 1년 6개월 가량 돈다. 그중에서 지옥이라 일컬어지는 곳이 있는가 하면 또한 파라다이스라 불리는 곳이 있다. 지옥의 예를 들어보자면 외과,성형외과(특히 강남성모병원 혈관외과와 간이식 파트는 심지어..자살 충동 까지 느끼게 해준 곳이다...아..그만 살고 싶어..이러면서 수술방 휴게실 창문을 넘어다 보던 시절이었지..암울했던 시절은 이제 안녕~ ) 파라다이스의 예를 들어보자면 정신과이다.!!! 나.. 이제껏 정신과만 바라보고 살아왔다. 외과의 극한적 노가다와 산부인과에서의 인간적인 갈굼과 소아과 의국장의 변태적인 병동 킾을 견디면서... 그래..정신과가 저기다. 조금만 버티자! 이러면서 버텨왔다. .... 아아! 그런데 정신과가 배신을 때릴 줄이야! ... 우리 앞턴.. 이.. 도그 베이비..

medical story 2006.04.03

A Ward named the "angel"

" 본 환아..에이 엠 엘 엠 투! 금번 공고 2차 케모 중인 환아! 금일 씨비씨..." 전공의 선생님은 AML M2 라는 진단명을 말씀하시던중...2...라는 말에 엑센트를 두신다... 이상하게도 그 엑센트가 가슴을 훓고 지나간다. 여긴 환자 프리젠테이션 부터가 사뭇 전투적이다. 다들 또박또박 발음하나 틀리지 않고 큰소리로 읽는다. 그리고 항상 끝은 내려 말한다..차분하다 못해 냉정하기까지한 분위기이다. A Ward named the "angel" - 엔젤이라 이름붙여진 병동.. 여기는 " 엔젤병동 " 이다. 여의도 성모병원 11층 소아과 병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무균 병동은 골수이식 - BMT - 환아들이 머물고 있는 병동이다. 흔히들 소아 BMT 병동이라 불리는 곳이다. ( BMT란 bone m..

medical story 2006.03.31

수술..수술..수술의 끝없는 행렬..

언제 어느 시간에 무슨 수술을 들어갔는지 알 수조차 없다..단지 시작 땡..달리자..달려.. 아침 7시에 출근해서 8시에 수술방으로 달려들어가면 그걸로 끝이다...저녁 8시-9시나 되어야 나올 수가 있다..외과 실습은 오로지 수술 참가이다.. 강의..없다..환자파악..없다..오로지 순수 노동력이 필요한 수술 뿐이다. 강남성모병원 외과는 역시 메인 센터답게..다른 부속 병원들과는 퀄러티가 다르긴 다르다..전국적으로도 보기 힘든 수술들이 많아서 그런지..대박 수술이 조올라 많다...나한테는 불행한 일이다. 오늘은 간 이식에 들어갔다가 13시간만에 나왔다.. 온몸이 쑤시고 결리고...피곤하고.. 사는게 재미가 없다.. 오늘 레지던트가 나한테 한말이다. " 야 오늘 하루 니 일당은 5만원쯤 되겠구나..^^ " ..

medical story 2006.03.31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의미함

아침 5시50분에 여지 없이 자명종이 울린다. 일어나기 싫다. 이번주 부터 한달간 외과 실습이다. 몸과 마음이 피곤하다. 어제도 역시 과제를 하느라 새벽 1시나 되야 잠이 들었다. 이불을 덮어써 보지만, 어짜피 일어나게 될것을 안다. 날씨가 우중충하다. 어제 밤에 비가 왔었나.. 기계적으로 세수를 하고, 밥을 먹고, 옷을 입는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똑같은 일상이다. 몸이 피곤하여 얼마전부터 다시 차를 끌기 시작했다. 항상 생각했었다..봄이 오면..자전거를 타고, 한강 둔치를 달리면서 여의도로 출근하리라.. 왠걸..잘 수 있는 시간을 10분이라도 늘리기 위하여 다시 편한 길을 택하였다. 주차장에 들어섰다..병원 정문앞에 난 길은 정말로 이쁘다. 만발한 벗꽃과 개나리, 예쁜 벤치들..아침의 상쾌한 공기...

medical story 2006.01.24

봄 햇살과도 같은 나의 후배들에게....

오늘 우리 학교 예과 1학년 녀석들의 "1일 병원 체험" 이 있었다. 본과 4학년들과 예과 1학년들이 짝을 지어, 하루 동안 병원 실습을 같이 도는 것이다. 의대 사회가 도제식 교육에 찌들어 엄격한 상하관계-혹은 주종관계적 분위기 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몇 해전 부터 의대내 교육의 혁신적인 변화를 몰고 온 의학교육학과의 개설과 더불어 이번 신입생 부터 처음으로 시행하는 제도 이다. 예과 2학년 녀석들만 해도, 가끔씩 맘에 안들 때가 있고, 혼도 내고 그러지만, 이제 막 새출발을 하는 신입생들은 우리에게 마냥 귀여울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주, 난 응급실 실습인지라..내 몸 하나 건사하기에도 힘에 부친 마당에 특별히 후배들 신경 써줄 여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어제 나의 1학년에게서..

medical story 2006.01.24

Emergeny center - 힘든 동맥 채혈...

응급실!!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악당들로부터 마을을 지키는 외로운 총잡이 처럼, 응급실을 지킨다. 응급실은 폭풍과도 같다. 환자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어오고, 즉시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어야 한다. 수많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소리를 질러대고, 의사와 간호사들이 여기저기로 뛰어다니는 응급실의 모습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왠지 긴박하고, 스릴이 넘칠것만 같은 응급실에서 이번주 실습을 하였다. 나도 역시 청진기를 매고, 의사노릇을 한번 해봤다. 색다른 경험이었다.힘들기도 하고, 재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절실히 느꼈던건 공부 공부 또 공부 뿐이라는 것이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한다는 생각을 또 한번 확인했던 일주일이었다. 월요일 8시까지 여의도 성모 병원 응급의학 센터로 출근을 하였다. 8시부터 한시간 가량 회진을 돌..

medical story 2006.01.24

좀 불공평하다..

이번주부터는 흉부외과 실습이다. 흉부외과는 정말이지 3D과로 낙인이 짝혀버려 정말 의사들이 없다. 여기 여의도 성모병원에도 레지던트가 달랑 2명이다. 의국장 레지던트 4년차 그리고 그의 꼬붕 3년차 레지던트..이 두명은 정말 특이한 캐릭터이다. 담배도 정말 많이 피고..말도 정말 많다.. 아주 죽겠다..일과후에도 수다 떠느라고 집에 안보내준다..쓰잘데기 없는 수다를 들어주는 것도 참으로 고역이다..특히 의국장은 앉은 자리에서 줄창 담배를 5개나 피는 엽기 행각을 펼친다. 상황이 이러하니 흉부외과에선 학생의 역할이 너무 크다. 물론 다른 몇몇 일부과에서도 인턴 선생님들이 주로 하시는 잡일..을 많이 해보았지만. 여기서 난 완전 인턴 취급을 받는다. 오늘 첫 출근을 했는데.. 의국장이 나를 본 순간.. 희색..

medical story 2006.01.19

덤 앰 더머

난 41조 이다. 우리 41조는 A가 나고, B가 내 뒷번호인 ㅈ라는 남자 녀석이다. 결국 우리조는 2명이라는 말이다. 가톨릭 의과대학 실습 규정상 총 48주의 본원 실습기간중 우린 마이너과 (피부과, 안과 등 ) 실습을 제외하고는 항상 붙어다녀야 한다. 마이너과가 총 16주인데..그중에서도 5주는 같이 붙어다닌다. 결국 48주중에서 37주를 같이 붙어다니는 것이다. 그리고 이 37주 중에서 절반정도는 달랑 1개조만 배치되기 때문에.. 우리조 즉 우리 2명이서 실습을 도는 경우도 20주정도나 된다.. 113명의 우리과는 모두 48개의 조로 나뉘어져 있는데 모든조는 각각 A,B로 나뉘어 2명 혹은 3명씩 해당된다.. 얼마전에서야 깨달은 거다...엘리베이터 안에서 ㅈ가 무슨 생각을 골똘히 하더니 심각하게 말..

medical story 2006.01.19

큰 실수를 했다

여의도 성모병원 방사선과 실습중이다. 지난주에 1주간 주어진 방학이 끝나고 부터 슬럼프에 빠졌다. 8월에 있는 2주간의 여름방학을 기다리며 산다는건 아무래도 동기부여가 되질 않는다. 미친짓이지...-.-;; 소박하게 매 주말을 기다리며 살아야 겄다. 그나마 주말마다 스터디를 하느라.. 주말의 행복함 마저 날아가버렸다. 특히 이번주 주말엔 토,일 모두 졸업생 환송회가 연달아 있어 짜증이 난다.. 어젠 선배형 한명이랑..동문 후배들이랑 압구정동에서 술 마시다가 다른데서 술마시던 선배형이.. 이 선배형이랑 나랑 자기한테 오리고 전화를 때렸는데... 너무 힘들어서 후배들 술이나 좀 사주고 싶다고 선배형 과 동기 녀석을.. 거기로 보내고.. 3차로 애들 커피숍... 데려갔다. -.-;; 무슨 커피가 그렇게 비싸냐..

medical story 2006.01.12

내과의 마지막날

오늘은 내과 마지막을 돌은 날이다. 난 그동안 8주간 조장을 하느라 수고했다고 문화상품권 7만원 어치를 받았다. 흐흐 근데 오늘 우리 쫑파티를 했는데... 이런 젠장 대한민국에서는 술값을 문화상품권으로 받더군.. 오...내 문화상품권이 다 날라갔다....결국 오늘 우리 쫑파티 내가 쐈다. 아...산다는게 무었인지.. 지금 이글을 쓰는 순간 나는 완전히 취했다.; 인생은 소주 반병 먹은 만치만 취해서 산다면 아름답다는 그말.. 그말이 정답이로다. 내가 이녀석들을..어디서 다시 만날수 있을까..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합리적이 아닌 것이다. 세계는 비합리로 가득 차 있다. 단 하나의 의미를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이 세계는 거대한 비합리에 지나지 않는다. 단 한번만이라도 이것은 분명하다 라고 말할수 있다면..

medical story 2006.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