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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이야기 <3> - 여행은 돌아옴(歸)입니다

"여행은 두 가지의 의미를 갖습니다. 떠남과 만남입니다. 떠난다는 것은 자기의 성(城) 밖으로 걸어나오는 것이며 만난다는 것은 물론 새로운 대상을 대면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여행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자체가 떠남과 만남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 아침 자기의 집을 나와 새로운 곳, 새로운 대상을 만나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도 그 속을 들여다보면 여행과 똑같은 내용을 갖고 있음에 틀림없습니다. .... 여행은 돌아옴(歸)입니다. 나 자신으로 돌아옴이며 타인에 대한 겸손한 이해입니다. 정직한 귀향이며 겸손한 만남입니다. 이 정직한 귀향과 겸손한 이해가 없는 한 서로 다른 세계가 평화롭고 평등하게 만날 수 있는 길은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아픈 과거로부터 새..

여행 2005.09.12

전주이야기 <2> - 전동성당과 천주교

수강에게 날이 많이 추워졌구나. 며칠 전 네가 취직 시험을 보았다는 것을 기억하곤 편지를 띄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그런데 정작 컴퓨터 앞에 앉아도 그리 쉽게 써지질 않더구나. 하지만 늦게라도 보내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몇 자 적어 본다. 앞으로도 2,3차 시험이 남은 너에게 무거운 얘기보다 어쩌면 네가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을 전동 성당에 대해 얘기를 하려고 해. 너도알다시피 명목상으론 아직 나의 신앙은 천주교란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성당에 가는 발걸음이 귀찮아지고 점점 가는 횟수가 줄더니 이젠 1년에 한 번 가면 다행일까? 그런 내가 고색창연한 경기전 앞에 우뚝 서 있는 전동 성당을 보고 그냥 지나친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겠지. 그런데 이상하게 경기전과 전동 성당은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리고 있더구..

여행 2005.09.12

전주이야기 <1> - 경기전

현실에 붙잡혀 있을 당신에게 인(仁) 에게 내가 여행을 떠나면서 맨처음 전주에 들른 것을 굳이 따져보자면 숨가쁘게 성장해 온 우리네 도시들 가운데 정적인 느낌을 주는 도시가 몇 없어서라고 해도 너무 주관적인 말은 아닐 것 같구나. 물론 다른 말로 하자면 근대화의 혜택을 덜 받은 곳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돌이켜 보면 역사와 전통이 숨쉬고 있다는 것을 굳이 나쁘게만 바라볼 수는 없진 않겠니? 조선시대 호남지방을 관장하던 전라감영이 있었고 조선왕조를 세운 전주 이씨의 본향이라는 이유로 상당 부문 관향유적을 보유하고 있는 전주는 드넓은 평야에서 생산한 물산이 풍부해 음식과 풍류가 발달했지. 전라도라는 말이 전주와 나주의 앞 글자들을 모아서 만들었을 정도로 전주는 오래된 도시이기도 하거니와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여행/한국여행 2005.09.12

Hasta Siempre Comandante - 쿠바 혁명 영웅에 바치는 찬가

Hasta Siempre는 여러 사람이 불렀습니다. 이 곡은 그중 제가 가장 편하게 듣는 노래입니다. 박노해 책이나 중국의 붉은 별 꽃다지 음반만 가지고 있어도 국가보안법 위반이라고 잡혀간 게 엊그제 같은데 체 게바라의 얼굴이 선명한 CD가 당당히 수입되고 그의 평전이 읽히고 있으니 세상이 좋아졌다고 해야 할까 세상이 정상이 되어 간다고 해야 할까. 이 노래는 한마디로 '쿠바 혁명 영웅 동지'로서의 게바라에 대한 노래입니다.

음악 2005.09.10

마 샤오후이 ‘쁘띠 플레르’

얼후는 중국의 전통 현악기. 현이 두 줄밖에 안되지만 바이올린보다 풍부하고 따스한 음색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 '얼후의 여신'이라 불리는 마 샤오후이는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여성 연주자. 지금까지 14장의 앨범을 발표하고 30장이 넘는 앨범 작업에 참여했다. 이 앨범에는 글렌 밀러의 '문라이트 세레나데'를 비롯해,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등 클래식 명곡이나 대중적인 소품을 비롯해, 존 레넌의 '이매진'(Imagine) 등 팝을 얼후로 연주한 12곡이 수록돼 있다.

음악 2005.09.10

삶과 죽음에 대하여..

여기는 가톨릭 중앙 의료원 산하 외곽 부속 병원인 부천 성가병원이다. 병원에서 3주째 먹고 자며 생활하고 있다. 지금 월드컵으로 온나라가 들썩거리고 있고, 여기도 물론 그렇긴 하지만, 나는, 그리고 외과 실습 학생들은 별로 여유가 없다. 교수님들의 endless 숙제와 수술때문이다. 다른 part..예를들어..소아과 애들은 정말로 아~~주 여유롭게 월드컵의 열기를 즐기고 있더군...-,-;; 마치 "비교체험 극과 극" 을 경험하고 있는듯 하다.. 병원에서 하루종일 선생님들을 따라다니며 병동에서 수술방에서 응급실에서 중환자실에서 직접 술기도 해보고 그러니까 학교에서 강의만 들을 때보다 훨씬 생동감있고 재미가 난다.. 병원이란곳은 죽음이라는 것이 너무 흔하기에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지는 곳이다. 그저께..

medical story 2005.09.10

여기는..학생 숙소...

차분하게 글을 쓸 여유가 없다.. 수술은 쉴새없이 이어지고..endless 숙제와 케이스들.. 뭔가 재미있는일이 일어났으면 하는데.. 여기는.. 세상과 격리되어 ..모든게 완벽하게 통제되는 곳..심지어는 죽음까지도. 오늘 아침에 중환자실에서 환자가 죽는걸 직접 봤다. 더욱 놀라웠던건 거기에 아무런 슬픔도 생각도 없었다는것.. 나조차도..오늘 들어갈 수술에 신경을 집중하느라.. 그 환자에 대해 생각하기를 그만두었다.. 또 비퍼가 울린다.. 여긴 학생들한테도 비퍼가 지급된다.. 오늘은 과장님이랑 학교에 가게 되었다..정말 오랜만에 하는 나들이다..

medical story 2005.09.10

솔직히...두렵다...

다음주에 실습나가는 병원은 부천 성가병원 외과이다. 8개 부속병원중 가장 험난한 과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나처럼 어리버리한 사람도 무사히 한달을 버틸수 있을지 정말 두렵다..게다가 같은 실습조원들하고도 그리 친하지가 않고..친한 친구들하고는 병원이 다 갈려버렸다. 나를 사랑해주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속에서 첫 실습을 시작하고 싶었으나 뜻대로는 되지 않았다. 정말 별일 아닌데..심히 걱정이 앞선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잠이 오질 않는다... 게다가 누군가 정말 보고싶다. 젠장..

medical story 2005.09.10

후..드디어 시험이 끝났다...

오늘 2002년 5월 9일 오후 5시부로 나의 정식시험은 모두 끝이났다.. (음..날짜 생각해내기가 진짜 힘들었다..) 물론 가을에 임상종합평가라는 시험이 있고 내년에 졸업고사가 있긴 하지만.. 십수년간 봐왔던 "중간,기말고사" 라는 이름이 붙은 시험은 이제 쫑났다. 오늘 응급의학 시험을 마지막으로 터덜터덜 걸어나오는데 어제 1시간밖에 못자서 그런지 빙빙 돌더군.. 도서관에 쌓아놨던 책들 사물함에 옮겨두고..책몇권이랑 여러가지 물품들을 챙겨서 들고 나오니.. 와..벌써 5월이고 좋은 계절이다..!!! 하루에 시험을 2개 혹은 3개씩.. 2주간 봤으니.. 아침 9시, 11시, 3시 이렇게 시험을 보고 나면 4시나 되야 시험이 끝난다... 약 한시간 정도 쉬고 다시 다음날 공부를 시작하면 새벽3시나 되야 잘..

medical story 2005.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