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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성적인 것들에 대한 유감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이다. 어제 밤 아이 한명이 응급실로 실려 들어왔다. 원래가 미숙아로 태어나 인큐베이터 속에서 40여일간 있었던 아이로 여러 잔병치례를 하다가 애가 자꾸 늘어지니까 엄마가 응급실로 데려 온 것이다. 그때가 세벽 1시였는데,당직 소아과 주치의 선생님이 올라가 환자를 보는데, 엄마가 이런저런 간섭을 하더라는 것이다. " 주사 놓지 마라" " 피검사도 안된다." 하도 황당해서 그럼 뭐하러 병원에 대려왔느냐고 물어보니, 아무 대꾸도 없더란다. 그러면서 하는말이 당신네 의사들은 환자위에 군림만 하지말고 진정 환자를 위해서 일을 하라고 훈계를 하더란다. 그 형이 저두 이 아이를 위래 이렇게 밤에 자다 말고 올라오지 않았습니까? 라고 대답을 하니 당신은 돈을 받지 않느냐는 것이다. ... 오늘 ..

medical story 2006.01.08

미생물 실습

과학의 이미지하면 늘 이런 시험관의 이미지들을 떠올리곤 했다. 그러나 실제로 해보니 그닥 즐겁지 않다. 그냥 하라니 한다는 게 솔직한 표현이겠지. 내가 이런 기초과학을 재미없어하는 건 아마도 최소한 문사적인 삶을 사는 사람에게는 이런 류의 논의에 끼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는 편견 때문일 것이다. 이런 잡다한 일들 쯤은 과학자들이 하고 그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좀 더 큰 패러다임을 잡아 가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난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이런 기초학문하는 사람들이 손발을 움직여 고생을 해주어야 내가 머리를 쓸 일이 생기지^^* ㅋㅋㅋ 그래도 기초의학 실습 중 미생물 실습과 약리 실습은 뭔가 active한 맛이 있다. 미생물이란게 눈에 안보이는 것인데..(당연하지만..

medical story 2006.01.07

원수는 물에 새기고, 은혜는 돌에 새겨라

어느새 2005년 마지막 날입니다. 올 한해도 불확실한 나날의 연속이었던 탓에 무엇하나 흡족한 게 없습니다. "원수는 물에 새기고, 은혜는 돌에 새겨라" 어른들 말씀을 옮겨보았습니다. 올해도 많은 악연과 선연을 맺었습니다. 어느 악연은 반드시 복수해주고 싶은 정도로 처절한 것이지만 그래도.... 내년에도 성장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그리고 되셨으면 합니다. 건강하세요. 그간의 소통 즐거웠습니다. 앞으로도의 소통도 행복했으면 합니다.

사는이야기 2005.12.31

니가 거시기 해야겠다.

올 한해, 전반기에는 부평에서 근무하다가 9월부터는 여*도 **병원으로 옮겨왔다. 여기에는 외과 1년차 3명, 가정의학과 1명, 인턴1명이 주치의를 하고 있어서, 1인당 보는 환자수는 부평에 있을때 보다 훨씬 적다. 그래도 center 라 그런지, 한명한명 빵꾸 없이 환자를 보려면, 부평보다 많은 신경을 써야 해서 그리 편하지도 않다. 총 5개의 분야가 있는데, hepatobilliary( 간,담,췌) colorectal ( 대장 항문 ) breast-thyroid ( 유방-내분비 외과) Stomach ( 상부 위장관 ) pediatric surgery ( 소아 외과 ) 나는 9월부터 지금까지 hepatobilliary part 를 보고 있다. 1년차를 처음 시작할때부터 느낀 건데. 외과 중에서도 간,담..

medical story 2005.12.28

다림질

나도 이론상으로는 다림질도 잘 하고 빨래도 청소도 설겆이도 잘 하는 남편이 되고 싶고 그럴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그나마 하는건 설겆이(이건 기계가 한다..밀어넣고 쑤셔넣은다음 돌리는 일을 내가한다는 거다)와 빨래..(빨래도 기계가하고 나는 널기만 하는건데 것도 미루고 미루다 다시 빨아야 하는 사태도 종종 벌어진다.) 다림질은 하면 할수 있는 일인데도 절대 안하는 일중 대표적인 일이다. 왜일까? 아마도 그건 다려놔봐야 입자마자 다시 다려야 하는일이기 때문일것이고 기계가 대신해주지 못하는, 오롯이 내가 다 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일 것 같다. 청소도 마찬가지이지만 옷의 다름질은 어떻게 버텨보면 좀 시간이 연장되기도 하고 스웨터 밑에 받쳐 입는 센스를 발휘해서 최대한 시간을 벌수 있으리라는 얄팍한 생..

사는이야기 2005.12.08

그 어린 입엔 마약이 물려있었다

자세하고 긴 글이 주는 느낌보다 한장의 사진이 전해주는 것이 훨씬 더 많다고 하면 너무 진부하다고 하겠지? 이번 조선일보에 실린 사진은 너무도 안타까왔다. 너무 가슴아프다. 아이뿐만아니라 그 사람들이 왜 저렇게 살게 되었는지... 동시에 사진 특히 보도 사진(물론 이사진은 보도 사진용이라기 보다 출품된 사진일테지만)이 주는 리얼리티는 대단하다. 참 가슴시린 사진이다. --------- 그 어린 입엔 마약이 물려있었다. [조선일보] 마약에 중독된 엄마는 담벼락에 기대어 비틀거린다. 말도 배우지 못한 어린 아이가 엄마를 흉내 내며 마약을 입으로 가져간다. 중국 윈난성 루일리라는 마을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벌어지는 일상이다. 주부, 노인, 심지어 어린아이들까지 마약에 찌들어 사는 곳,인구 2만2000여 명 가운..

사는이야기 2005.11.22

시내버스

내가 사는 화순은 읍사무소가 있는 곳이고 동장님은 없고 이장님이 계시는곳이다. 학교에서 집까지는 15분에서 25분 정도가 소요된다. 보통은 자가용을 이용하지만 가끔씩 버스를 이용하게 되면 내가 그야말로 읍소재지에 사는구나 하는걸 실감하게 된다. 아줌마/아저씨/할머니/할아버지 들의 진한 남도사투리가 들려오고 광주를 아주 조금벗어났는데도 푸른빛의 풍광들이 내 삶을 여유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어준다. 오늘처럼 별다른 이유없이 이러저런 일들로 짜증이 났을때 화순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집에 아무때고 갔으면 좋겠다. 누가 아는가 정말 和順하게 될른지...

사는이야기 2005.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