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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고 노래하라 - 쿠바 2 트리니다드

MagicCafe 2016. 11. 2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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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는 크게 대표적인 3개의 도시로 나누어 이야기 할 수 있겠다.


쿠바의 수도 아바나 그리고 옛 쿠바를 간직하고 있는 트리니다드 마지막으로 피델의 도시 산티아고 데 쿠바


그 중 오늘은 트리니다드.


마요르 광장 -낮에도 볼거리가 많지만 밤이 되면 반드시 마요르 광장에 나와봐야 한다.


트리니다드는 16세기 스페인 사람들이 세운 도시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아바나에서 차로 반나절정도를 달려와야 하는 곳이지만 반드시 와야 하는 곳이다. 사탕수수 농장 시대의 노예 유적이 있는 로스잉헤니오스 계곡을 볼 수 있다. 그 어느 곳보다 흑인 노예가 많았다고 한다.


노예는 주인에겐 참으로 매력적인 노동력이었을 것이다. 말을 알아 듣는 동물이라니....

경제적 이득 뿐만아니라 성적인 욕구도 해결해주고 거기서 태어난 혼혈은 다시 노예가 되고....


내가 기독교 교리 중에서 가장 싫어하는 말이 '선택받은'이다.

백인인 나는 선택받아 이렇게 주인으로 살고 흑인인 너는 선택받지 못해 동물로 사는 것이다.

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겠으면 고통받게 될 것이고 결국 비참하게 죽게 될 것이다.


그래서 선택받은 이들은 감시탑을 만든다. 노예의 숫자도 많고 농장도 넓으니 높아야 한다. 무려 45미터! 약 15층높이다.

그런데 이 쿠바섬에서 도망가봐야 잠깐이지 않겠는가? 엿같은 주인놈의 개같은 행패에 못 이겨 도망치긴 했으나 모든 곳이 스페인 놈들 소유인데 어디 가서 맘 편히 숨어 지낸단 말인가. 그냥 밥이나 먹고 살려면 눈 감아야 한다. 참아야 한다. 그리고 사탕수수를 발효시켜 만든 술을 먹고 춤추며 그날 그날을 잊는 게 장땡이다.


마요르 광장 옆 골목. 밤이 되면 이곳 위쪽은 댄스 파티장이 된다.


500여년 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트리니다드


아바나의 집들과는 달리 집집마다 파스텔 색들로 칠해져 있어 골목의 모습이 재미있다. 이렇게 집들이 다른 색으로 칠해져 있어 집과 집의 경계를 구별하기 쉽다. 집들이 거리에서 볼 때는 작고 좁아 보이지만 들어가 보면 길게 구성된 장방형이라 생각보다 집들이 크고 넓다. 게다가 마당도 있어 상대적으로 여유로와 보인다.



마요르 광장에선 밤마다 댄스 파티가 열린다. 관광객은 1 CUC 현지 주민은 10 페소.

춤 좀 춘다는 유럽이나 캐나다 관광객들이 열심히 춤을 춰 보지만 내가 보기에 동네 청년 반도 못 따라간다.



하지만 나도 한국 돌아가면 룸바 차차차 탱고 살사 좀 배워봐야겠다. 이렇게 춤추며 자연스레 어울리는 문화가 부럽다. 느끼하지도 않고 말이다.


트리니다드 시내는 마차나 자전거인력거(?)를 타고 1시간 한 바퀴 돌아도 될 만큼 작다. 그러나 정감있고 앙증맞다.

바라데로 해변을 가지 않을 사람이라면 트리니다드 앞 바다 앙콘 해변에 가보는 것도 좋겠다.


트리니다드에서 만난 꼬마 아가씨의 귀여운 애교에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 없었다. 아직은 순수함이 남아 있는 쿠바.



혁명군이 자주 마셨다는 트리니다드의 카페 칸찬차라의 럼을 섞은 음료 달면서 약간 신맛이 상큼하다.


지금은 혁명 박물관으로 쓰고 있는 옛 수도원으로 추정되는 건물 탑 위에서 본 트리니다드 마을


트리니다드 시장에서 산 쿠바 혁명군 모자를 가지고 우리는 이런 장난을 하며 놀았다. 쿠바에선 큰 돈 들이지 않고서도 아무 생각없이 놀 수 있다. 춤추고 술먹고 노래하고 뛰어 다니면서.... 아무도 뭐라하지 않고 오히려 다들 재미있어 한다. 같이 놀자고도 하고....


까사의 아주머니도 백수로 추정되는 서른살 아들도 순박하고 좋았다. 다만 까사의 방에 창문이 없어서 좀 답답했지만 말이다.


트리니다드는 무거운 생각과 지겨운 일상을 모두 벗고 즐겁게 가볍게 놀 수 있는 곳이다. 나만 준비되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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