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대침묵

MagicCafe 2020. 3. 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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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밤이 좋았다

수도원에선 밤 8시가 넘으면 대침묵이고 10시가 넘으면 무조건 자야 했다

시험기간엔 공부를 다 못한 사람들은 칭문을 모두 빛이 새어나가지 못하게 막고 공부했다. 낙제하면 수도원도 짤리니까.

그런데 내가 밤이 좋았던 건 자유롭기 때문이었다.

같지 않은 위선도 없었고 기도도 자유로왔다.

원장님이 깨어있는 시간에 기도하는 건 원장님이 보라고 하는 기도였다.

저는 이렇게 기도를 해요......

나는 뭐랄까 게을렀을까 아님 싫었을까.... 그냥 아무도 보1지 않는 아주깊고깊은 밤에 기도하는 게 좋았다.

나의 기도는 불순했으니까.

나는 내가 신부돠는 게 중요하지 않았다. 바보스럽게도.....

그냥 우리나라가 정상적인 나라가 되었으면 했다.

말이되는 나라 말이다.

노태우 김영삼의 나라는 말이 안되잖아 씨발.....

내가 기도를 잘못했다.

나도 신부가되고 나라도 정상적인 나라가되게 해달라고 했어야 했다.

나만 버려졌다.

나만 감옥에서 국가보안법 위반자로 살았다.

나만........

#주옥같은인생의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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