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달라진 인천공항 편의시설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6. 2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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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이 변했다. 규모가 커졌고 볼거리가 많아졌다. 여기다 예전보다 더욱 편리해졌다. 지난해 여름휴가 이후 인천공항을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이라면 '언제 이런 게 생겼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변화가 빠르다. 이 같은 변화는 외국항공사 전용 탑승동을 개장하면서 비롯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외국항공기 전용 탑승동 개장에 맞춰 지난해 말부터 인천공항 내 면세점과 식음료점 등 200여 개 상업시설에 대해 대대적인 매장 재배치 작업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있던 게 없어지기도 했다. 예전 기억만으로 '그게 여기 어디 있었는데…' 하다가는 헤맬 수도 있다. 이번 여름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독자들을 위해 '인천공항 100배 즐기는 법'을 소개한다. 변화된 공항시설과 함께 몰라서 이용하지 못했던 편의시설도 소개한다. 국제규격 축구장 60배 규모로 연면적 49만5870m2(약 15만 평) 넓이의 인천공항에는 수많은 편의시설이 숨어 있다. 알고 보면 면세점 말고도 갈 만한 데가 많다.》

● 한국문화박물관-브랜드 편집매장 눈길
외국항공기를 타는 여행객이 이용하는 탑승동에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전용 탑승동인 여객터미널에는 없는 시설이 여러 개 있다.

4층에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한국문화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421m² 규모로 크지는 않지만 초등학생과 함께 여행하는 길이라면 들러볼 만하다. 박물관 옆에 가면 다리를 뻗고 누울 수 있는 의자가 마련돼 있다. 이 의자는 여객터미널에는 없고 탑승동에만 20여 개 있다. 등만 기댈 수 있는 의자보다 얼마나 편한지는 직접 누워보면 안다. 사람이 별로 안 다녀 잠시 눈을 붙이기에 그만이다.

탑승동에도 화장품, 향수, 주류, 담배, 전자제품을 살 수 있는 면세점과 다양한 브랜드 매장이 있다. 여객터미널에는 없는 브랜드인 보테가베네타가 탑승동에 문을 열었다. 펜디, 까르띠에, 페라가모 등을 한곳에서 살 수 있는 편집매장도 있다. 탑승동은 여객터미널에서 무인전철을 타고 1분 정도 가면 도착한다. 하지만 탑승동을 구경하고 싶다고 해서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여행객이 탑승동으로 가서는 안 된다. 무인전철이 여객터미널에서 탑승동으로 한 방향으로만 이동하기 때문에 잘못 갔을 경우 공항 직원의 안내를 받아 다시 돌아와야 한다.

● 갓 결혼한 신부 머리핀 뽑는 이색 서비스도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 대부분은 공항버스가 서는 여객터미널 3층과 입국장을 통해 들어오는 1층의 편의시설만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2층과 4층, 지하 1층에는 잘 안 가게 된다. 동선에서 한발 떨어져 있는 이곳에 숨겨진 편의시설이 의외로 많다.

결혼식을 막 마친 신부들은 머리에 꽂은 수십 개의 머리핀을 빼느라 비행기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인천공항 지하 1층에 있는 미용실은 신부들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머리핀을 빼준다. 화장을 지워주고 머리를 감겨주는 패키지가 2만5000원이다. 5000원을 더 주면 신랑 화장도 지워준다.

지하 1층에는 병원도 있다. 인하대병원 소속 의사 2명이 상주한다. 이 병원에서는 시차 적응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시차 적응을 도와주는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공항에 병원이 있다는 사실이 아직 안 알려져 환자의 80% 정도가 공항 상주 직원과 인근 영종도 주민이라고 한다.

만 3세 미만의 유아를 위한 휴식공간도 있다. 1층 B, E 입국장 옆과 3층 D, J 카운터 뒤 등 모두 4곳이 있다. 유아 침대와 수유실이 마련돼 있다. 3세 이상 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방도 출국장 안에 새로 생겼다.

항공사 사무실이 밀집해 있는 여객터미널 2층에는 인터넷카페가 있다. 인터넷 이용료가 10분당 500원이고 음료를 안 마시고 인터넷만 이용할 수도 있다. 인터넷카페는 사람이 별로 없어 호젓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환송 나온 사람들과 사진을 찍기에 좋은 장소도 있다. 출국카운터가 있는 3층 동쪽 끝이다. 이곳에서는 유리창 너머로 비행기가 착륙하는 모습이 보인다. 착륙하는 비행기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은 공항 분위기가 물씬 난다.

● 지하 1층 상주직원 '구내식당'서 싸고 맛있게
버스터미널이나 기차 역 주변에서 맛있는 식당 찾기는 쉽지 않다. 공항도 별반 다르지 않다. 더구나 공항은 비싸기까지 하다. 비행기 타기 전 마지막으로 한 끼 먹고 싶어서 식당을 찾지만 별로 맛있지 않은 음식을 비싼 값에 사먹어야 했다.

인천공항 4층 전문 식당가에 가면 공항식당에 대한 안 좋은 기억들을 지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난해 12월 워커힐호텔조선호텔이 새로운 식당을 열면서 선택 폭이 넓어졌다. 한식, 중식, 일식 모두 먹을 수 있고, 뷔페도 있다. 푸드코트에서는 육개장과 설렁탕을 9000원에, 한식당 '하늘'에서는 간고등어 된장 정식과 김치찌개, 열무보리비빔밥 등을 1만3200원(세금 포함)에 맛볼 수 있다.

출국 카운터가 있는 3층 식당에 비해 값은 비싼 편이지만 분위기가 좋아 부모님이나 귀한 손님을 접대하기에 좋다. 공항의 비싼 음식값이 불만이라면 지하 1층으로 가 보자.

항공사 승무원들과 공항 상주 직원이 주로 이용하는 지하 1층에는 싸고 맛있는 식당이 있다. 지하 1층 서쪽 끝에 있는 '한국풍물장터'는 공항 상주 직원들이 구내식당처럼 이용하는 곳이다. 대표 메뉴는 양푼비빔밥. 식당에 들어가면 손님의 반 이상이 양푼에 밥을 비벼 먹고 있다. 공항에서 파는 메뉴 치고는 '파격가'인 3500원. 이곳은 인천공항에서 유일하게 라면을 맛 볼 수 있는 곳이다. 인천공항 다른 매장에서는 우동은 팔아도 라면은 냄새난다는 이유로 팔지 않는다. 지하 1층 중앙에 있는 스비다시의 회 비빔밥(5500원)도 양이 푸짐해 인기가 많다.

● 항공사 운영라운지 무료이용 서비스
공짜는 찾아보기 힘든 공항에서 드물게 무료서비스가 제공되는 곳이 있다. 항공사에서 운영하는 라운지다. 예전에는 SK텔레콤이나 KFT 등 이동통신 회사와 현대카드, 신한카드 등에서 운영하는 라운지가 있었지만 공간 재배치 과정에서 모두 없어졌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우수회원이거나 두 항공사의 비즈니스석을 이용한다면 해당 항공사의 라운지를 반드시 이용해 보자. 샌드위치 등 간단한 식사와 커피, 음료 등이 무료다. 분위기가 아늑해 비행기 타기 전 휴식을 취하기에도 그만이다. 여객터미널 4층에 있고 탑승 동에도 새로 생겼다. 현대카드 플래티넘 회원이라면 여객터미널 4층 중앙에 자리한 에어스타 테라스는 꼭 들러야 한다. 카드 회원은 무료로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고 동반자도 15% 할인혜택이 있다. 원래 현대카드는 인천공항에 회원들을 위한 라운지를 운영했지만 이 공간이 없어지면서 에어스타 테라스와 제휴했다.

여객터미널 1층에서 나와서 교통센터 건물로 들어가면 삼성비즈니스 라운지가 있다. 이름 그대로 삼성그룹 임직원들이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하지만 삼성그룹 직원들도 이런 시설이 있다는 것을 몰라 이용률은 높지 않다고 한다.

글·영종도=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사진·영종도=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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