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안 필스너(Italian Pilsner)는 독일식 필스너를 베이스로 드라이 호핑을 통해 향을 강조한 현대적인 라거 스타일이다. 필스너의 원조는 체코의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이지만, 오늘날 우리가 흔히 접하는 독일식 필스너(German Pils)는 체코 스타일보다 더 연하고 드라이하며, 홉의 쓴맛이 더 도드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Furio Italian Pilsner
이탈리안 필스너는 바로 이 독일식 필스너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것으로, 전통적인 노블 홉 계열의 플로럴, 허브, 시트러스 아로마를 드라이 호핑으로 풍부하게 부각시킨다. 깔끔한 몰트 기본 위에 가벼운 바디, 높은 탄산감 위에 홉의 향이 화려하게 피어오르는 스타일이다.
Bomber Brewing의 Furio Italian Pilsner는 이탈리안 필스너 스타일의 핵심을 잘 이해하고 있는 맥주다. 유럽산 몰트와 홉으로 양조되었으며, Saphir와 Sterling으로 드라이 호핑하여 향미에 깊이를 더했다.
스타일 적합성 면에서, 외형은 밝은 골드 컬러에 적당한 거품 유지력을 보여준다. 향에서는 Saphir 특유의 오렌지 껍질과 허브, 그리고 Sterling에서 오는 라벤더 느낌이 균형을 이루며 올라온다. 첫 맛은 상쾌한 홉의 꽃 향과 시트러스가 입안을 감싸고, 후반에는 깔끔한 몰트감이 드라이하게 마무리한다. 가벼운 바디와 높은 탄산감은 전형적인 독일식 필스너 베이스에 충실하며, 입안을 산뜻하게 정리해 준다.
이 맥주가 장점은, 홉의 레이어링이 매우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는 점이다. 단순한 ‘홉향 강조’를 넘어서 조화로운 맛을 보여주며, 마신 후에도 입안에 은은하게 남는 허브와 스파이스의 여운이 매우 인상적이다. 홉 캐릭터가 과하거나 튀지 않으면서도 맥주 전체의 인상을 확실히 이끌고 간다. 하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확실한 존재감은 부족한 편이기도 하다.
사용된 홉인 Saphir와 Sterling도 이 스타일과 매우 잘 어울린다.
Saphir는 독일산 홉으로 부드러운 오렌지 껍질, 플로럴, 허브 계열의 향을 주며, 일반적인 노블 홉보다 약간 더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반면 Sterling은 미국산이지만 체코 Saaz 홉의 대체 품종으로 개발되었고, 라벤더, 스파이스, 약간의 시트러스 터치가 있어 Saphir와 훌륭한 시너지를 이룬다.
총평하자면, Furio Italian Pilsner는 "홉을 향으로 즐긴다"는 이탈리안 필스너의 개념을 제대로 구현한 제품이다. 드라이 호핑의 레벨과 몰트의 드라이함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며, 홉 애호가에게도, 필스너 애호가에게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한 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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