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를 마시다 보면 가끔 피 맛, 녹슨 동전 맛, 쇠 맛 같은 이상한 풍미를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런 맛을 업계에서는 메탈릭(금속) 맛이라고 부릅니다. 금속성 맛은 맥주의 전체 밸런스를 깨고, 소비자에게 불쾌한 인상을 남기기 때문에 양조 과정에서 반드시 피해야 할 오프플레이버 중 하나입니다.
메탈릭 맛이 왜 생기는지, 그리고 이를 예방하려면 어떤 점을 관리해야 하는지 살펴보죠
1. 메탈릭 맛이란?
메탈릭 맛은 입안 앞쪽과 입천장에서 강하게 느껴집니다. 향에서는 잘 안 느껴질 수 있지만, 삼키는 순간 코 뒤로 올라오는 레트로나잘 아로마에서 ‘철분’ 또는 ‘버섯’ 같은 뉘앙스가 뚜렷해집니다.
사람들은 흔히 ‘펜니(penny) 맛’이나 ‘블러디(bloody) 맛’이라고 표현합니다.
2. 주된 원인
메탈릭 맛은 크게 세 가지 원인에서 비롯됩니다.
1. 금속 이온 용출
철(Fe), 구리(Cu), 아연(Zn) 등이 맥주 속으로 녹아 들어갈 때 발생합니다.
손상되거나 패시베이션(산처리) 처리가 안 된 금속 표면, 긁힌 스테인리스, 오래된 동 배관 등이 주요 원인입니다.
2. 원수나 원재료 기인
철분·망간 함량이 높은 물을 쓰면 금속 맛이 쉽게 나타납니다.
금속 용기에 보관된 당밀, 시럽, 과즙 농축액 등에서도 철분이 유입될 수 있습니다.
3. 산화와 저장 중 화학 변화
저장 과정에서 지질 산화가 일어나면, 카보닐류 화합물이 형성되어 금속성 맛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3. 예방법
① 설비 관리
모든 콜드사이드(포스트-보일) 단계에서는 304/316 스테인리스 사용이 안전합니다.
동·철 부품은 끓임 전(Boil Kettle 이전)까지만 사용하고, 이후 접촉은 최소화합니다.
긁히거나 부식된 부품은 즉시 교체하고, 정기적으로 질산/구연산 패시베이션을 진행합니다.
② 원수 관리
Fe < 0.1 mg/L, Mn < 0.05 mg/L 수준을 권장합니다.
철분이 많은 경우 RO(역삼투압) 후 재광물화하거나, 그린샌드 필터 등 금속 제거 필터를 사용합니다.
③ 공정 및 보관
발효 후 모든 이송·패키징 과정에서 산소 노출을 최소화합니다
DO(용존산소)와 TPO(총산소)를 모니터링해 산화로 인한 풍미 열화를 예방합니다.
현장 체크리스트
최근 교체한 피팅/호스/펌프 헤드가 있나? 표면 스크래치·디싱크 확인 → 필요 시 교체/패시베이션.
같은 맥주를 다른 패키지로 블라인드 테이스팅: 특정 용기만 금속성↑이면 라인/캔 라커/크라운 접점 의심.
최근 원수 라인 또는 여과 매질 변경 여부? 수질표의 Fe/Mn 재확인, 임시 RO 소량 브루로 A/B 테스트.
산소 관리: 패키징 TPO/DO 로그 확인(상승 시 금속성 인상 동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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