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작은형제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7. 1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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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mighty, eternal, just and merciful God, give us miserable ones the grace to do for you alone what we know you want us to do, and always to desire what pleases you.
—St. Francis of Assisi


몇 주전 우연히 까르푸에 갔다가 예전 수도원 형제였던 김윤수(요한/에지디오) 형제를 만났었다.

그 후 만나기로 약속을 잡고 어제 술 한잔 같이 하게 되었다.

만나서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우리가 가졌던 이상과 현실들에 대하여....그리고 실패들에 관하여

또한 가톨릭 교회와 작은형제회(프란치스꼬회)의 이중적 태도들과 무례함에 대해서도 서로 많이 공감했다.

김윤수 형제도 이제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공직자로서 살아가고 있고 나도 또..많은 퇴회한 형제들도 각자의 삶들을 일구어 가고 있다.

하지만 많은 형제들이 여전히 상처를 가지고 있으며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 많이 힘겨워 하고 있었다.



이들은 젊은 날 자신의 종교적 이상을 위해 몇년간 삶을 봉헌하고 희생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실패자로 간주되고 같이 살았던 형제들에게서 무례하고 차갑게 내몰려 퇴회해야 했다.

대부분의 형제들이 자신이 왜 나가야 하는 지 이유를 알지 못한 채 관구장의 편지 형식의 통지 한 장 받고 짐싸서 나와야 했다. 자신을 위한 변호 한 마디 할 수 없었고 재심을 청구할 수 있거나 하는 구제책도 없었다.

심지어 그러한 통지를 받고 이유를 묻거나 향후 대책을 위해 관구장 혹은 양성책임자를 만나려해도 이미 외국으로 출국해버렸거나 이러저러한 이유로 피해버리기 일쑤였다.

수도자에서 평신도로 접한 가톨릭 교회는 차갑기 그지없었고 은연중에 이들을 배척하고 심지어 성당에 나오지 않길 바라는 것 같은 인상을 주곤 했다.

한때 온 마음과 몸을 헌신했던 어머니였던 교회로 부터의 따돌림은 이들을 정상적인 신앙 생활에 머물기 어렵게 하였으며 퇴회한 많은 형제들이 정상적으로 성당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안타까운 현실들을 김요한/에지디오 형제와 나누었다.

하지만 이러한 많은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는 하느님을 사랑하며 우리를 사로잡았던 프란치스꼬의 열정이 아직 우리 안에 남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많은 퇴회한 형제들.

이 기회를 빌어 잠시나마 그들을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기도한다.

주님께서 이 형제들에게로 얼굴을 돌려 바라보시며 축복해 주시기를....

어느 날 저녁 프란치스꼬가 머무는 곳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가 나가 보았더니 한 험상궂은 나병 환자가 서 있었습니다.
그는 몹시 추우니 잠시 방에서 몸을 녹이면 안 되겠느냐고 간청하였습니다.

프란치스꼬는 그의 손을 잡고 방으로 안내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환자는 다시 저녁을 함께 먹도록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같은 식탁에서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

밤이 깊어지자 그 환자는 다시 부탁하기를 자기가 너무 추우니
프란치스꼬에게 알몸으로 자기를 녹여달라고 하였습니다.
프란치스꼬는 입었던 옷을 모두 벗고
자신의 체온으로 그 나병 환자를 녹여주었습니다.

이튿날 아침 프란치스꼬가 일어나보니
그 환자는 온 데 간 데가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왔다간 흔적조차 없었습니다.

프란치스꼬는 곧 모든 것을 깨닫고는
자신과 같이 비천한 사람을 찾아와 주셨던 하느님께
감사 기도를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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