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거짓말 탐지기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9. 6.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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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네이버 오픈 백과에 거짓말 탐지기에 관한 이야기가 올라와서 제가 겪었던 거짓말 탐지기에 대해 써 봅니다.
한문철 변호사의 스스로닷컴
(출처 : '거짓말 탐지기 검사순서' - 네이버 지식iN)


1. 사건의뢰 및 접수
2. 기록검토 및 검사자료 수집
3. 피검사자 출석 : 대체로 1 ~ 2 일 전에 출석요구
4. 검사 전 면담 : 약 1시간
  가. 생리적, 심리적 상태확인
  나. 사건논의
  다. 검사질문 확정
  라. 검사질문 반복연습
5. 측정용 기구부착
  가. 복부호흡 측정기구 부착

나. 흉부호흡 측정기구 부착
다. 식은땀 측정용 핑거 플레이트 부착
라. 혈압, 맥박 측정용 커프 부착
6. 검사실시 : 약 30분
7. 검사차트 분석 및 판정
8. 검사 후 면담

9. 재검사

등...
(출처 : '거짓말 탐지기 검사순서' - 네이버 지식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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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받았던 거짓말 탐지와 거의 같습니다. 기구도 거의 같아 보입니다.
문제는 검사전 면담 - 1시간(?) 10분이나 했나 그렇습니다.

수사관이 "거짓말 탐지기로 검사 좀 받자", "왜요?"
"거짓말 한 거 없으면 상관없자나?", "법정 증거로도 못쓰는 걸 뭐하러 해요?"
"야..너 똑똑하다. 법정 증거로 못 쓰는건 어떻게 알았냐? 암튼..니가 거짓말 한 거 없으면 해도 되는 거 아냐!"

이윽고 검사실.....

마치 수사관이 아닌것처럼 말하는 사람이 앉아 있다.
"별 거 없으니 편하게 답하시면 됩니다." '어 이사람은 기무사 수사관이 아닌가? 반말을 안하네'
"최대한 움직이지 마세요"
질문마다 삑 소리가 나고 머..아주아주 조용한 가운데 검사가 진행되었다.
결국 그간의 조사로 피곤했던 나는 끝에 쯤 가서 졸았던 것 같다.
"졸면 어떡합니까? 움직이시면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에이쌍..어차피 지들 맘대로 해석할꺼면서..'

조사가 끝나자 수사관이 들어오면서 "어..박 수사관 수고많았어..야..가자!". '이런 개새...저 놈도 수사관이었군 ㅜ.ㅜ'

거짓말 탐지기 검사는 거부할 수 있다. 이렇게 얘기하면 어떻게 들릴지 모르지만 피고인은 자신의 변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즉 불리한 진술은 하지 않아도 되며 심지어 거짓말을 해도 된다. 단, 그 거짓말이 탄로날 경우 판사들이 가중처벌을 하겠지만 말이다)

거짓말 탐지기 검사가 법정 증거로 쓰이지 못하는 이유는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숙련된 혹은 탐지기 시스템의 매커니즘을 잘 안다면 조작이 가능하다.
그래서 현재 법정에서 증거로 쓰지 않는다.

근데 문제는 질문을 교묘하게 섞는다는 데에 있다.
그러니 질문에 답하기 싫으면 생각하지 말고 후다닥 항의하면 된다.
"왜이런 질문을 하는 겁니까?" 혹은 "대답하기 싫습니다" (물론 예, 아니오 라고만 답하라고 한다.)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거나 거짓말인 걸로 해석되면 판사에게 참고자료로 보내지지만
거짓말이 아닌 것으로 나오면 지네들 조사 참고자료로만 쓰고 방치될수도 있다.



저는 기무사에서 조사를 받아서 그런지 그다지 거짓말 탐지기가 마치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객관적으로 조사하는 것 처럼 포장되는 게 무척 거슬립니다.
조사 질문 내용의 구성, 결과의 해석, 조사관의 중립성이 상당히 의심스럽고 또한 기계적 오차도 의심스럽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거짓말 탐지기를 직접 대하는 일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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