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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병원에 대한 환상들

알 수 없는 사용자 2005. 9. 2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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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헌절이다. 집에서 뒹굴거리다 TV 를 켰는데,
닥터 케이라는 영화를 해주더군, 별 재미는 없었지만 끝까지 봤다...
리모콘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예전에 MBC에서 방영한 "종합병원"이라는 드라마를 필두로 많은 "메디컬 드라마"가 쏟아져 나왔다
허나 진정으로 "메디칼"적인 드라마인지,아님 하얀가운을 입은 주인공들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인지는 잘 구분이 안된다.

나도 예전에 잘못 알고 있었던,드라마에 나오는 아주 잘못된 의사상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의사=레지던트)

1. 의사는 항상 단정한 옷차림의 말쑥한 모습이다. 드라마를 보면 남자의사는 잘 다려진 가운에, 잘빗어넘긴 머리에,깨끗한 와이 셔츠를 입고 열라 멋있게 후까시를 잡고 있다.

==> 잠잘 시간도 없다. 아침에 환자들 드레싱 끝내고, 회진준비하고, 수술방들어가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느라 밥먹을 시간도 없다.따라서 보통 외이셔츠는 입지도 못하며 수술복에 그냥 가운만 입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인턴샘들은 아침에 만나변 보통 머리가 붕 떠있다...환자들 파악하랴, 오더 내리랴, 교수님 심부름하랴 항상 후달려한다. 후까시는 무슨...

2.항상 저녁엔 이쁜 여자와 멋진 식사를 한다.

==> 의사들은 오프인 날에만 병원 밖으로 탈출할수가 있다. 오프가 아니면 당직이다.근데 그 오프라는게 한달에 한두먼 뿐이다.

3. 의사들 사이에선 항상 신뢰와 사랑이 넘치며 간호사들과도 아주 사이가 좋고, 화목한 분위기에서 웃으며 일한다. 환자들과도 진지한 관계를 유지하며 낮에도 환자들을 걱정하며 개인적으로 만나러 간다.

==> 아니다,물론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그리 화목한 분위기는 아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느라 다른 동료들에게 관심을 가질 여유가 별로 없다. 윗년차들의 "무지막지한" 갈굼은 상상을 초월한다. 경쟁도 심하고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간호사하고도 별로인 경우가 많다. 또한 환자들을 만날수 있는 시간도 별로 없다. 오히려 교수님들이 관심을 가지시는 수치들을 외우는게 더 큰 과제이다.

4, 뭔가 항상 병원엔 흥미진진한 모험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 훗..다람쥐 쳇바퀴다. 너무나 똑같은 일상의 반복일뿐...

5. 숙소는 정말 깨꿋하다.

==> 아 좁아터진 방에서 진동하는 땀냄새들..선생님들 정말 불쌍하시다..


결론적으로 드라마에서는 "힘들지만 재미있고 보람있는 직업" 이지만 내가 보기엔 "힘들고 고되고 지겨운 직업" 인듯하다.


허나

나는 드라마가 그리고 있는 그 잘난 의사들 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시는 지저분한 나의 선배들이 더 좋다. 특히 환자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으시는 선생님들을 만나면 너무 존경스럽다. 일부 수준미달인 의사들도 있지만, 그래도 사명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선배님들과 같은 의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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