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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알 수 없는 사용자 2005. 9. 2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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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황금 같은 한주가 다 지나가 버렸다.

문득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이 떠올랐다
과연 나에게도 추억이란게 있는지 생각해보다가 두서없는 글을 써볼라고 한다..

이번주에는 오랜만에 만난 우리과 친구들하고의 술자리가 많았다. 4-5명씩 6개 외곽 병원과 또 서로 다른과로 뿔뿔이 흩어져버려 근 한달만에 얼굴들을 보는지라..서로들 너무 반가워했다. 강의실에서 5년 째 지겹도록 얼굴을 봐온 사이들임에도 불구하고 한달 떨어여 있으니 또 그새 보고싶어진다.

생각해보면 참 좋았던 시절이다.(무슨 할아버지 말투같군..--;;) 대학에 처음 입학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고등학교 동네 친구의 빈자리를 메꿔줄 좋은 친구들을 만나..5년간 지내왔다.

수업시간엔 친구들 대출하는게 큰 의무였다. 처음엔 꼬박꼬박 대출을 부탁하지만 나중엔 자동 대출 시스템이 완성된다.난 5명까지 대출해봤고, 여자애까지 대출해봤다.특히, 출석 오바의 위기에 걸리고서도 정신 못차리고 학교에 늦는 친구를 위해서 자살대출도 하였고,.정말 아름다운 우정이지 않은가...자기 출석을 포기하면서까지 친구 대출을 할때의 그 마음가짐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

수업 째고 부산까지 갔다오기도 하였고, 친구중 한놈이 대쉬했다가 채이면..날이 새도록 술을 푸면서..같이 울분을 토로하기도 하였고, 왜 그렇게 술만 마시면..할 이야기가 많았던지..정말 날이 새는 줄 몰랐다..방학땐 여행, 학기중엔 미팅,소개팅.....
한번은 너무 심심해서 강남역 가서 여자 구경이나 하자는 어떤 정신나간 놈의 말에 진짜로 헤..하면서 따라나섰던 적도 있었고, 진짜로 아무것도 안하고 앉아만 있다 왔다.-.-;; 우..그 싸이코 같은 자식..

기말,중간고사 지옥의 레이스기간...도서관에서 힘들게 책과 씨름하다가 고개를 들어 친구와 눈이 마주칠때의 그 형언할 수 없는 동지감이란..마치 자기도 x되었다는 마냥 씩 웃으면 나도 씩 웃을 수 밖에..또 시험 끝나고 난 후의 친구의 그 씁쓸하고도 비굴한 눈 웃음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씨바 x됬어..2개 풀었어..라는 정겨운 말들...그리고 찐한 담배한대....재시험 기간에 딱 마주치면 어찌나 반갑던지..서로 얼싸안고..좋아하고..결국 술 먹으러 가고...남들이 보면 어디 합격한 애들인줄 알았을 것이다..

그리고 또 뭐가 있더라..

아 참 어설픈 첫사랑도,,^^;
1학년 학기초에 정말 귀엽고, 깜찍한, 여자애가 딱 눈에 들어..강의 필기 복사해달라고 접근했었다.-.-;; 그리고 고맙다는 핑계로 밥도 사주고 영화도 보여주고..., 그냥 대쉬해 버렸다.^^; 딱 뺀찌 먹고..돌아서는데..젠장 무신 30년만에 장마라고 비는 억수같이 오는데..눈물도 나고, 우산도 없고 해서 터덜터덜 걸어서 집까지 온적도 있었고..아..갑자기 가슴이 콩당콩당..뛰는군...^^ 그 친구는 선배랑 씨씨 되서 아주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물론 그 후에도 나의 의학지식은 그 친구의 강의 노트에서 70%정도 얻었지만.....

아..이정도인가..
뭐 별거 없는 추억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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