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Francisco de Assisi

알 수 없는 사용자 2005. 10. 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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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일은 아씨시의 성프란치스꼬가 세상을 떠난 날이다.
천주교에서는 이 세상을 떠난 날을 천국에서 새로운 삶을 사는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개 성인들이 죽은 날을 그 성인의 축일로 삼는다. 결론은 10월4일은 아씨시의 성프란치스꼬 축일이라는 거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의 천주교식 이름은 '프란치스꼬'이다.
따라서 10월 4일은 나의 축일이다.(이 말을 하고싶었다^^*)

내가 20대에 수도생활을 했던 곳이 바로 아씨시의 성프란치스꼬가 세운 '작은형제회'(Ordo Fratum Minorum)였다.

프란치스꼬가 어떤 사람이었길래 그렇게 좋아하느냐고 아내는 내게 가끔 묻는다.
내가 보는 프란치스꼬의 큰 장점은 '단순'하고 '솔직'하다는 것이다.

많은 성인들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거룩하고 신비로와서 나와는 원래부터 질적으로 다른 인간들 같은데 비해 프란치스꼬는 나와 상당부분 인간적인 면을 공유할수 있어 좋다.

대개의 성직자 수도자들이 자기 방어적인 면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당연히 이해가능한 것들이지만 그것들은 자신감 결여이거나 솔직함 부족이 때문인 경우가 많다. 당연히 성인이므로 그렇겠지만 프란치스꼬는 무척이나 솔직하다. 자신이 성욕을 참지 못해 몸부림 치는 모습을 동료 형제에게 들켰을 때도 떳떳하고 동료 형제를 위해 금육 기간에도 같이 고기를 나누고...하는 모습들에서 그의 인간적인 고민과 그것의 승화를 볼 수 있다.

아울러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얼마나 솔직한가? 나는 얼마나 단순했나?
나이가 들수록 답하기 곤란하거나 나 자신이 초라해지는 답을 해야하는 질문 자체를 던지지 않는다.


또다시 아씨시의 성프란치스꼬의 축일이자 나자신의 축일이다.


행복해지려면 먼저 자신의 주위를 사랑할 일이다.
나도 프란치스꼬처럼 나를 스치는 바람,하늘,공기 그리고 동료, 아내, 가족..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사랑하기로 또 한번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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