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story

소아과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4. 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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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뛰는 과는 소아과다. 물론 난 소아과는 이미 작년에 지나갔지만, 지금은 선택 실습이란 이름으로 뛰고 있다. 선택 실습은 먼고 하니, 정규 실습이외에 자기가 원하는 과와 교수님을 선택해서 뛸 수 있게 해주는 제도이다.  

멋모르고 선택해 버리면 나중에 낭패를 보는데, 이 경우가 바로 그 경우다. 편안하게 교수님과 일 대 일로 돌면 아주 행복하지만, 현재 돌고 있는 동료들과 같이 돌게 되면 아주 힘들어 지기 때문이다.

보통은 선택실습의 경우 컨퍼런스나 당직, 외래가 off 가 되는 경우가 있지만, 위와 같은 상황이 되면 꿈도 못 꾸고 열라 돌아야 한다. 머.. 그것도 나름대로 좋기는 하지만, 꽤 피곤하겠지. 게다가.. 아래 학년과 돌면 (바로 나같이) 초긴장 상태에 빠지게 된다. 왜.. 무식한게 뽀록 날까봐 그러지...^^

아침 회진 시간 우리 교수님들은 보통 2-3시간 정도 아침 회진을 하신다. 환자를 보고 나와서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시다가 갑자기 앞에 있는 후배 녀석을 가리키며 묻는다.
"7개월이면 멀 할 수 있지??"
"..."

"그 옆에 대답해봐"
".... 예 모릅니다."
"잘한다"

교수님 그 후배의 옆 친구를 지그시 바라본다.
"예, 목을 가누고, 3-5단어를 말 할 수 있습니다." (이건 15개월 때 가능하다.)
교수님 "씨익"  그 옆 셈들 "키키" "풋풋"

난 이 상황에서 안심했다. 왜.. 내가 서있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교수님이 바라보고 있었기에...
하지만 ...
그것도 순간.. "여기 4학년 있지"  "어디야"

"예" " 목을 가누고, 기다가 않고, 자극에 반응하며 십자가를 그립니다."
난 잘 했다고 생각했다. 하. 지. 만.
교수님 왈 " 애가 교회다니냐.. 십자가를 그리게.." (헉.. 그렇다. 십자가는 4세다.)
옆에서 폭소가 터진다. ..
아 쪽팔려라..

그렇게 월요일이 시작되었다.
이번 주는 어떻게 길지.

화요일은 아침 컨퍼런스를 영어로 한다. 환자 발표도, 질문도, 진행도 모두 영어다.
한참 멍하니 졸고 있다보면 교수님이 끝났다고 이렇게 말씀하신다.
"Is there any question??"  이건 컨퍼런스 끝났으니 나가란 말이다. ^^

우리 때는 이 상황에서 나가면 됐는데, 후배들은 질문할 사람을 미리 정해서 영어로 질문을 하더라.. 참..

한 명이 영어로 질문을 한다..
"..., .... ,..... "  
발표자. " .... . .... , ... ."
질문자." ?? " 상황을 보니 발표자가 질문을 이해 못해서 또 질문을 한 모양이다.
발표자  "thank you"  
모두들 "ha ha ha" ....

간단히 상황 종료 됐다.  

영어 공부 안 한지가 꽤 된 것 같다.
시간 나면 영어 공부도 해야 갰다. 그럴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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