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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story

After 7 weeks.....

비회원 2006. 4. 10.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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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리클 실습이 의대생활의 꽃이라는 말은 실습이 한가하고 편하기 때문은 절대 아니다(그런줄로 알고 기대했었음).  
꽃은 무슨 놈의.....아무것도 모른채 헤맨 지난 7주간의 실습을 되돌아보면, 한것도 없는데 시간이 그렇게 빨리 갈수 있다는 것이 경이로울 따름이다.

전남대 의학과 3학년 실습과정은 올해부터 각 4개의 파트로 나뉘어 7개의 조가 7주간을 그 파트안에서 실습을 한뒤 다음 파트로 바뀌는 구조로 바뀌었다. 4개의 파트는 A-내과파트, B-내과+소아과 파트, C-응급실+외과파트,  D-정신과+산부인과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난 C조부터 시작했고 이번주로 폴리클 첫 파트 실습을 마치게 된다. 이렇게 된 이유는....음, 예를 들어보자. 응급실 같은 경우 나이트 한주, 데이 한주 총 2주가 되는데 파트로 구분이 안되있던 전 학년의 경우 응급실 데이로 6월에 실습을 시작한 조는 12월 말에 응급실 나이트로 실습을 마치는 경우가 생긴다. 다른 과들도 마찬가지 운이좋아 외과 A조부터 시작하지 않았다면 외과로 시작해 이 과 저 과 다 돌고 다시 외과를 하게 되어 문제가 된 것이다. 나름대로 학생교육에 대한 열의로 가득하신 교수님의 의지로 도입되었는데, 학생입장에서도 좋은 제도이지만 다만 문제는 각 각의 파트를 마치면서 시험이 추가된 것이다. ㅡㅡ;

족보가 없는 시험처럼 막막한 것이 의대에 또 있을까? 그래서 아무도 긴장을 하고있지 않다. ^^; 3학년 성적에 20%반영하겠다고 협박을 하셨건만 슬슬 눈치를 살펴보니 다들 무관심한 것 같다. 다행이다. 하긴 사비스톤 한 권을 다 읽겠어?? 못하지. 슬라이드, 케이스 중심으로 시험을 내신다는 말이 있으니 그간 모아놓았던 환자 신문이나 한번 훓어보고 주로 출현하는 병들에 대한 술식정도 알아놓으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다.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 동안은 대략 7주가 한 싸이클이었다. 7주간의 수업 중간고사, 7주간의 수업 그리고 기말고사, 그러면 방학. 그런데 실습은 1주일 단위로 적응을 해나가야한다. 일요일 저녁에는 학년 홈피에 들어가 앞 조가 써놓은 인계사항을 확인하는 것이 일과가 된다. 어리버리한 월요일, 슬슬 그 조의 분위기며 선생님들을 파악하는 화요일, 시스템에 대한 적응은 되었고 그 조에서 해야할 미션들을 해치워버리는 것은 대개 수요일, 금요일에 있을 PBL준비는 목요일의 일과이고, 금요일 오전엔 시간가기를 기다린다음 12시가 되면 끝!  이것이 매주 반복이 되니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가는 것이다. 난 학외 외과로 실습을 시작했다.


  학외 실습은 외과에서 한 주, 산부인과, 소아과 에서 한 주, 그리고 정신과에서 2주간이 있다. 산부인과나 소아과는 3차병원인 우리 병원과 local에서 보는 환자들의 질환이 많이 다르니 실제로 접해야할 가능성이 큰 local에서 환자를 다루는 것을 배워오라는 의미가 있다. 외과 학외는 기독외과로 파견실습을 가는 것인데...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지금까지도 도통 알수가 없다. 수술도 별로 들어간 적이 없어서 전대병원과 별로 비교가 되지 않았다. 대략 수술이 전대병원에 비해 매우 적었던 것이 기억에 남던가..? 오전 회진과 오후 회진 사이에 아무일 없었던 적이 많아 오전 내내 스쿼시장에서 보냈던 날도 있었다. 기말고사로 지친 심신을 충분히 쉬어주었던 한 주였다고 생각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아까운 시간이었다. 흠....그렇게 달콤한 날들이 그 때뿐이었다는 것을 알았더라면....ㅜㅜ

그리고 2주간의 응급실. 응급실 폴리클은 항상 뿌듯한 자부심으로 부풀어 학동 캠퍼스를 거닌다. '우리보다 일 많이 하는 폴리클이 있다면 나와보시도록!' 이런 생각 때문이다. 일단, 그 이후로 해본 적이 없는 갖가지 술기들을 응급실 실습을 통해 익힐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당시의 일이었고.........지금와서 더 남아있는 것은, 환자가 병원에 도착해 의사를 만나고 처치를 받게되는 시간이 가장 짧은 응급실을 통해서 병원에서 행해지는 진단과 치료의 흐름을 익힐 수 있었다는 것이다. 환자가 도착하고 주소에 근거하여 대략 impression갖고 여러 검사나 진단적 도구를 이용해 접근해가는 것을 반복해서 지켜보면서 실제 새벽에 내원한 환자(물론 mild한 case)의 병력을 청취하여 차트를 작성해보기도 했다(오더까지 내려보라던 인턴선생님의 말은 그냥 skip했다. 학생한테...어찌라고......^^;). 처음에 "배가 아파요"하면 머리 속에 구름만 흘러가던 상태에서 2주간 실습을 마치니 적어도 어떤 어떤 질환 정도 의심해야하고 어떻게 확인해야한다 정도의 막연한 plan이나마 갖게된 것이 응급실에서 얻은 가장 큰 학습이 아니었나 싶다. 그 후에 외과실습을 해보니 수술은 수술 따로, 외래는 외래 따로, 회진은 회진 따로...전체적인 치료에 대한 구조를 머리 속에 얻는 것이 아주 어려운 일이었던 것이었던 것이다~

아, 그리고 환자의 죽음을 처음으로 대했던 곳도 응급실이 었는데....

외과 실습은 기대가 강렬했던 때문이었을까, 실망이 매우 컸다. 내가 외과 실습에 기대를 걸게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먼저 지금은 인턴인 동아리 선배가 2년전 외과 폴리클을 돌면서 정말 감격에 겨워 외과의 매력에 대해 구구절절히 써놓은 글을 '와, 외과 멋지구나~'하며 읽었던  경험이 있겠다. 그리고 그보다 더 오래된 이유는 내게 의사=외과의사라는 생각일 것이다. 내가 어려서 부터 의사를 하고 싶다고, 하고 싶다고 부르짖게 된 원인이 된 사건이 있는데......그때가 그러니까 초등학교 1학년이나 2학년때 였던 것 같다. 같이 놀던 윗집 아이가 넘어져서 상처가 났고, 한 살 언니었던 나는 그 아이를 데려와 상처를 씻어주고 약을 발라주었다. 그 걸 보셨던 동네 아주머니가 "아유 우리 정민이 잘하네~ 공부도 잘하니까 의사하면 되겠다" 라고 하셨던 것이다! 그 뒤로 한결같이  커서 뭐가 되겠냐는 물음에 난, "의사요"라고 답해왔다. 지금 생각해보면.......이렇게 단순할 수가.......ㅡㅡ;  어쨌건 그 당시 wound management라는 기초적인 외과적 처치를 해내고 칭찬을 받았던 경험 때문인지(이렇게 거창한 말을 늘어놓으려니 민망하긴 하다. ^^;) 항상 의사라고 하면 외과의사부터 떠올랐던 것이다. 그런데.........

적어도 타이 정도는 해볼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을 했다. 물론 그런게 중요한 것이 아니란 것은 안다. 그래도.. 사실 배운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이 정말 미천한 폴리클을 더욱 더 무력하게 한다. 사실 1, 2학년들에게나 선망의 대상이지(제발..그렇다고 해도...!!) 병원에서 폴리클의 입장은 참으로 하찮기 그지없다. ㅜㅜ 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치고 레지던트선생님부터 간호조무사님들, 단카 아저씨까지 한가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유령처럼 떠돌아다니는 폴리클 학생들과 간호학생들만 빼놓고 말이다. 그나마 간호 학생들은 병동에서 바이탈을 체크해야한다거나 담요를 가져오거나 갖다주거나 하는 일정한 일들이 있지만 폴리클 학생의 경우는 정말로 할 일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술실에서도 마찬가지. "야, 이게 뭐지??"라고 물어나 봐주면 어찌나 고마운지. 물론 물어만 봐놓고(당연히 폴리클은 답을 모른다) 대답을 안가르쳐주면 무지하게 우울해지지만, 다행히 이게 뭐고 이건 뭐고 라고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라도 만나면 그날은 끼니를 먹을 자격이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시간이 대부분이라니까..!! 내가 뭔가 놓치고 있는 것일까... 좀더 병원에서 시간을 보내면 뭔가 얻게 될까? 이제 외과 실습이 4일밖에 안남은 상태...괜히 초조해진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 조는 폴리클에 대한 무관심의 극치여서 내일 오전에 들어갈 외래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 에어콘 놀이, 커튼 놀이...이런거라고 하니.  가끔 전대 병원이 실습 병원으로서의 자각이 있는지, 라는 의문이 들때면 등록금에 대한 생각부터 시작해서 한없이 투덜거리고 싶어진다. 이건 작년 삼성 서울에서 서브인턴을 할때도 간혹 든 생각이었지만 그 때야 2주간이었고 우리 병원이 아니었으니 무시했다고는 해도.....

앗...쥔장이 술마시러 가자고 한다. 글도 너무 길어졌고...더 하고 싶은 이야긴 이어서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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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m's reply
:선배 A : 그냥 니 공부해라...실습돌면서는 병원 화장실 위치나 파악하구...
선배 B : 환자를 열심히 봐라..그래도 기억에 남는건..실습하면서 줏어들은 지식하구 환자 본거 밖에 없더라..

어디나 마찬가지로 학생은 별 대우를 받지 못하죠...빨리 터득해야 살길이 보인답니다...투명인간으로 사는법! 그래도 훌륭한 인턴이 되는 법 정도는 배울수 있으니까요..예를들어 필름 찾는법,,,차트 쓰는법....수술방에서 환자 나르고 준비하고 어시스트 쓰는법 등등....
저두 본3때 실습나갈땐 정말 실망에 실망을 했었으나..
그래도 1년이 지나니까..뭔가 남는게 있긴하더라구요..
물론..공부보다는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것들..혹은 회식자리에서 분위기 띄우는 법...혹은 시니어가 오더를 내렸을때 어떻게 처리해야 사랑받는가 하는 법들..등등

열심히 하는 친구들을 보자면
정말 환자들 진찰하면서 선생님들이 놓친것들을 잡아 내는 녀석들도 있더군요.
다 자기가 얻어가기 나름 아닐까요?
뭔가 목적의식이 있게 행동한다면 아마도..

Gene's reply
:그래요. 끝없는 열의를 가지고 탐구하고 찾아나서야 무언가 얻을 수 있는 학년이 바로 폴리클 인것 같습니다.
아무도 주지 않아요.
바쁜 폴리클은 너무 바쁘고 반면 널널한 친구는 또 엄청 널널 하죠.
항시 무엇을 얻겠다는 목적이 필요한 생활 같아요.. 거창히 말하면 목적이지만. 최소한 내가 이 과에서는 "이것, 저것 , 그리고 요것"을 배우겠다라고
마음 먹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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