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미디어오늘/따따따] ‘통계로 거짓말 하는 법’

MagicCafe 2012. 11. 12.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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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01.02.08 [278호 8면]

미국으로 통계학을 공부하러 유학을 갔던 선배가 처음배운 책은 재미있게도 ‘통계로 거짓말하는 법(How to lie with statistics)’이었다고 말한 기억이 난다. 아마도 통계가 가질 수 있는 위험성을 먼저 알려줌으로써 통계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탄탄한 기초를 닦게 하기 위함인 것으로 해석된다.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많은 여론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며칠 전 2002월드컵 명칭에 관한 여론조사를 CNN 홈페이지에서 진행했는데 한국인들이 몽땅 몰려가 대거 투표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 일이 있다.

그런데 CNN 설문조사 페이지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은 ‘이 설문조사는 참여 희망자만의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그 결과는 일반적인 또는 전체 공중의 의견으로 가정될 수 없다’라고 표기해둔 부분이었다. 우리 언론들의 인터넷 사이트에는 이와 같은 경고문이 없다. 심지어 CNN 기사를 한국어로 서비스하는 조인스의 여론조사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주간조선 설 합본호에서 커버스토리로 <정쟁의 한복판에 선 검찰>을 다루면서 독자 5000명의 여론이라며 “75%가 안기부 자금수사는 ‘정치적 목적’”이라는 제목을 표지에도, 광고에도 큼지막하게 뽑았다. 주간조선은 “‘인터넷 여론조사는 물론 전 국민의 여론을 정확히 반영하는 여론조사는 아니다. 전 국민을 모집단으로 하는 여론조사와 달리 인터넷 여론조사는 인터넷을 많이 이용하는 세대와 계층의 의견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밝히긴 했지만 기사 분량이 1장밖에 안되는 데다가 말마따나 국민의 여론도 아니고 독자 일부의 의견일 뿐인 여론조사를 광고와 표지에 별다른 설명없이 “안기부 지원 수사 보복성” 75% 라고 뽑는 처사를 이해할 수가 없다.

더구나 조선일보 IT클럽에서 소개되어 일부 대학의 교재로도 사용된다는 홍영림 기자의 ‘인터넷 여론조사에 관한 글’을 강조한 게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홍기자의 글은 ‘아무나 참여할 수 있는 인터넷 여론조사는 엉터리조사’라며 인터넷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황의선/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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