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story

소아과

알 수 없는 사용자 2005. 9. 2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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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선생님들은 다 착하시다.(대부분..^^;;)

다들 눈이 크고.동그랗고..선한 외모를 가지고 계시다.
우리 50세의 과장님도 둘리 같이 생기셨고..또다른 스탶 선생님은 코알라 같이 생겨가지고.가운 주머니에 항상 코알라 인형을 넣어 가지고 다니신다.

실제로 말을 할때도. 다 똑같이..

"어머..엄마..어떻게요..애기가 너무.아파요.."

식의 말투이다.

전화벨소리는

"전화 왔쩌여.."라는 애기 목소리가 선생님들 사이에서 인기이다.

산부인과 땐 여의사들의 toxic한 모습때문에 의료계에서 여성들을 추방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었으나..
(실제로 여선생님들이 비위 맞추기가 훨씬 더 까다롭다..산부인과땐 정말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우리 소아과 여 선생님들은 다 순~~하시다..^^

'가장 무서우시다'는 4년차 치프 여선생님도 공적으로 아랫사람들에게는 엄하게 대하시지만..그래도..선량하시다는걸 눈치 챌수 있었다.

(#홈페이지 주인장 주: 여기서 말하는 4년차 치프는 주인장이 아끼는 후배다. 그래도 걔가 예과 1,2학년 때는 얼마나 예쁘고 착하고 순했는데..내가 얼마나 좋아했었는데...쩝쩝)

애기들 어르고 달래고 하는 모습이 아주 보기에 좋다.
(청진 하면 보통 애기가 자지러지게 우는데..그때 "어..누가 그래쪄..우리애기..누가 그래쪄.." 라고 토닥거리는 모습이 참 보기에 좋다..)

물론 학생들도 애기들처럼 다뤄주셨으면 얼마나 좋겠냐마는..그건 너무 분수에 맞지 않은 기대인것을..^^

회진때 애기들을 보던
그 사랑스런 눈빛으로 갑자기 돌변하여
질문에 대답 못한 우리들을 노려보시곤 한다.
그럴땐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쭉...내려온다...^^

"너희들...삼진아웃이야..."

낮게 깔린
비정한 어투엔
살기가 감돌지만.

다음번 침대에선 다시

"어이구..우리 이쁜 지현이..왜울어..누가 그래쪄..누가.."
라는 말씀을 하신다..^^

하지만. 펠로우 여선생님(치프보다 1년 높으심..^^;;)은 우릴 가끔씩 애기 취급해주신다.

보통 회식 같은걸 하면..학생들은 긴장해서 잘 먹지도 못하고..어디에 앉을지 이리저리 눈치도 봐야하고..또한 술도 많이 먹고..술잔도 많이 드려야 한다

오늘 오후에 소아과 회식을 했는데.. 펠로우 선생님꼐서 나한테 불낙전골도 떠 주시고..많이 먹으라고 애기들 토닥거리듯이 토닥거려주셨다..^^ 이 선생님은 가끔씩 애기들한테 하던 버릇이 나와..웃음짓게 만든다.

선생님들이 우리한테 특별히 잘해준다거나..그런거는 없지만..따뜻한 분위기가 맘에 든다.
(밥하고 술이야.외과에서 더 얻어먹었지..^^)

이번 한주간은 공부도 별로 안하고..그저 회진돌때 애기들 얼굴보는 재미로 살았다.

어른들이 걸리면 치명적인 병이더라도..대부분의 애기들은 쑥쑥 이겨내고..금방금방 씩씩하게 병원을 뛰쳐나간다.

여기는 사람사는곳 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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