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story

여기는 내과 학습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05. 11. 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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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성모 병원 8층에는 내과 학생들을 위한 학습실이 있다. 내과에서 우리 학생들이 하는 일은 별로 없다..각자 주어진 환자들의 상태를 파악하는 일..즉 환자 파악..그리고..내과 전제가 모여서 하는 아침 컨퍼런스..그리고 학생 발표를 위한 round (집담회) ..그리고 오전회진과 오후 회진이 전부다.

이렇게 쓰고 보니까 정말 많아 보인다.
실제로..많긴 많다..-.-;;
그러나 우리 18명 대부분..8주간 외과 계열 마이너 과에서 노가다를 뛰다가..여기 내과로 오게 되니..라이프 퀄러티가 일층 상승한 듯한 느낌이다..게다가 8주간 마이너 과들을 혼자서 돌다가..이렇게 다 같이 모이게 되니..재미도 있다..

마이너 과 혼자 돌적엔 모든일을 혼자 처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참 마음이 무거웠다..

처음에 내과를 돈 애들..즉..우리..앞에 있는 18명은..내과가 정말 힘들었다고 한다..그러나 우리는 공부하는게 참 쉽다는것을 느꼈다..오랜만에..공부다운 공부를 하는것 같아..재미가 난다..피부과에서 무좀따위 대해 열라 외울적과는 차원이 다르다..책을 읽고..회진 때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금새 주치의가 된 듯한 느낌이다..

요즘들어 느끼는게..강남성모병원의 위치가 참 좋다는 것이다..8층에서 내려다보면..국립중앙도서관을 비롯해서 센트럴 시티..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밤에 창밖을 보면..야경도 아름답다..

여기 내과는 총 8개 분과이다.
우리는 2-3명씩 각 1주일간..8개 분과를 8주간 돌게 된다...우리 학교는 총 64주의 실습기간인데..그중 18주가 내과에 배정되었다..내과의 비중이 참 크다고 할 수 있다..강남성모 병원에서 8주..여의도 성모병원에서 8주..그리고 외곽병원에서 2주,.이렇게..18주이다..

신기한것이...애들끼리 공부하다가..모르는게 있으면 그 파트를 돌고 있는 학생한테 물어보면 걔네들이 다 알고 있다는 거다..그 파트의 전문가가 된것만 같아 어깨가 으쓱해진다..^^..심지어 나도 내가 도는 파트에 대해서 애들의 질문에 대답할수 있는 능력이 생겨 버렸다..이런게 짬밥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평화롭다..
오랜만에.., 친구들하고..시간을 많이 가지게 되고...학습실에서 같이 공부도 하고...거기 있는 컴퓨터에서 같이 게임도 하고..선생님들 뒷다마도 까구....^^..이런 느낌은 혼자서 실습돌적에는 느끼지 못하던 것이다..

오늘은 우리조 여자애들이 단체로 색즉시공을 감상하고 왔다..영화보러간다기에 따라갈려다가..색즉시공이라길레 슬그머니 빠졌다...이 녀석들..그거 보구 오더니...엄청나게 말이 많아지더군..^^

오전,오후 회진시간에 재수가 좋으면 아무 스케줄도 잡혀있지 않기 때문에 나가서 놀아도 된다..물론 나는 빡센 내분비 파트를 돌구 있기 때문에 공부를 해야 한다..여기 강남내과 내분비교실은...학생을 위한 300개 의 질문을 준비해두고 있다...이 질문을 공부해와서 금요일 오후 회진때 손모 교수님의 질문에 대답하여야 한다..이걸 " 한판" 이라고 부른다..

수요일 오후 회진때도 질문이 들어오는데..이때는 약간은 몰라두 된다고 해서.." 반판 " 이라고 불린다.

그래서 우리는 선배들이 전해준 " 한판 메뉴얼" 을 달달 외워야 한다...

의대가 좁고 삭막해도..나름대로 쏠쏠한 재미는 있다.

정신없이 외우다가 고개를 돌려보면...책에다가 코를 박고 침을 흘리며 자는 친구가 보인다.
별것도 아닌 컴퓨터 게임을 줄서서.목숨을 걸고 한다...서로 점수 잘나왔다고 자랑한다..
의국장 선생님이 학습실로 피자를 시켜 주시면 파티 분위기다...
기나긴 오후회진 시간..자기 파트 학생들을 찾는 레지던트의 전화가 학습실로 걸려오면..그 파트 학생들은 신이나서 나간다.. " 야호..끝이다!!! "..아직 부름을 받지 못한 다른 파트 학생들은 부러운 눈빛으로 쳐다본다.

하루하루 성실함이 쌓여..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이룰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간다.
노력은 정직한 것이며...
내가 해야할일을 절대로 잊지 않고...내 꿈을 잃지 않고...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
내일 하루도 멋지게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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