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story

아! 정신과 !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4. 3.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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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실습을 1년 6개월 가량 돈다.

그중에서 지옥이라 일컬어지는 곳이 있는가 하면 또한 파라다이스라 불리는 곳이 있다.

지옥의 예를 들어보자면 외과,성형외과(특히 강남성모병원 혈관외과와 간이식 파트는 심지어..자살 충동 까지 느끼게 해준 곳이다...아..그만 살고 싶어..이러면서 수술방 휴게실 창문을 넘어다 보던 시절이었지..암울했던 시절은 이제 안녕~ )

파라다이스의 예를 들어보자면 정신과이다.!!!

나.. 이제껏 정신과만 바라보고 살아왔다.
외과의 극한적 노가다와 산부인과에서의 인간적인 갈굼과 소아과 의국장의 변태적인 병동 킾을 견디면서...
그래..정신과가 저기다. 조금만 버티자!
이러면서 버텨왔다.

....


아아!


그런데 정신과가 배신을 때릴 줄이야!

...


우리 앞턴.. 이.. 도그 베이비 자식들이..
깽판을 쳐 놓는 바람에...
정신과 레지던트들이 분노했다.
그 자식들 놀아도 눈치껏 놀아야지..아예 병동을 하루종일 비워놓고..내려와 놀았나 보다.
오오..정신과에서 왠 당직이란 말인가!
그 녀석들이 정신과에서 " 하루종일 병동 킾 " 과 레포트와 당직을 부활시켜 버린 것이다

이런 죽일놈들..

말턴에 이게 왠 고생이란 말인가..

원래 말턴이 되면..교수님들이

" 학생들..오늘 오후 회진 돌건가? "

아렇게.. 물어보는 분위기라는데..

오늘 첫출근..의국장의 살기등등한 눈빛은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

" 니들 조땠어 "

...


내가 꿈꾸어 왔던 내과 원뷰(주인장 주:one view, 한 번 읽어 본다는 뜻..즉 의사고시를 위해 내과를 한번 보겠다는 뜻 ^^*)를 비롯해서,문화생활..그리고 연극부 애들 지도..등과 같은 모든 계획이
아주 간단히 취소되기에 이르렀다.

하루일정은 간단하다.
" 병동 킾(keep) "
그리고..책보다가 걸리면 안된다.

멍하니 앉아 있거나..TV 보거나..환자들과의 대화이다.

오늘 하루종일
정신과 환자들하고 놀았다.

폐쇄병동에 들어가서 정신분열증 환자들의
알아들을 수 없는 대화에 참여했다.

( 정일이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듣고..실제로 북한에 갔다온 환자가 있다..오 놀라워라..그런데 북한에서 열렬히 환영하다가...뭔가..이상한거라..그래서 얼마후 다시 중국으로 쫓아냈단다...-.-a  이 환자 엄마가 중국까지 가서 데리고 온 환자다...-.-; )

담배빵 탁구대회에 참석했다...

(아저씨 환자들..탁구 조올라 잘친다....ㅠㅠ)

우울증 여자애의 심도깊은 질문을 들었다.

" 선생님..가장 빨리 죽을수 있는 방법이 뭐에요? "

아참..매닉..아줌마하고 베드민턴치다가
익스파이어 할뻔했다..-.-;;

한달후면 아마 여기에 입원해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정신과가 아니라 정신외과이다.

내일부턴 환자들에 대한 사랑과 의사로서의 책임감을 부활시켜..이왕 지내는거 재미있게 지내야 겠다.

이제나 저제나
의국장이 킾을 풀어줄 날만 목메어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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