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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길어올리기

여러가지 평이 엇갈리고 있었지만 제가 좋아하는 배우 예지원이 나와서 보지 않을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임권택 감독의 명성은 뒷전이었습니다. 전주 국제 영화제나 전주시에서 제작에 직접 투자했다고 얘기에 외려 별로 일것 이라는 편견도 있었습니다. 영화가 다큐적인 면도 있었고 송하진 시장이나 민병록 집행위원장들이 길게 나오는 것도 좀 거슬렸지만 영화 보는 내내 임권택은 역시 거장이구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더군요. 특히 이규보의 영정중월을 읊조리는 장면은 정말 대단하죠. 山僧耽月色, 幷汲一甁中. 到寺方應覺, 甁傾月亦空. (산승탐월색, 병급일병중. 도사유응각, 병경월역경) 산 속에 사는 스님, 달빛이 너무 탐나 물을 깃는 김에 달도 함께 병에 담았네. 절에 도착한 후엔 응당 깨닫겠지. 물을 비우면 달도 사라져 ..

사는이야기 2012.11.12

건축학 개론

대학에서 많은 개론 수업을 들었지만 기억에 남는 개론 수업은 몇 개나 될까? 건축학 개론의 수업 방식은 흥미롭다. 그리고 그 수업을 통해 만난 첫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애틋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며 첫사랑을 떠올리며 가슴 찡해하지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나에게 ‘첫사랑’은 없다. 말 그대로 서수로써 ‘첫번째 사랑’이라면 초딩때의 사랑이겠지만…. 대신 나는 신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래서 수도원으로 갔다. 사실 아직까지도 그때만큼의 설렘과 진심 그리고 충만한 행복감을 가져보지 못했다. 언젠가 내가 있었던 성북동수도원에 가본 적이 있다. 거의 모든 게 그대로였지만 나를 대하는 사람과 사물들의 태도가 달라져 있었다. 내가 수도생활을 하던 때, 정확히 문지기 일을 맡고 있던 때에 군 장교정복을 입고 수..

사는이야기 2012.11.12

달걀 쉽게 잘 삶는 방법

냄비 안에 넣는 물은 국자 하나 분량(75cc 이상)! 그런 다음 냄비에 달걀을 넣고 중불로 6분간 삶습니다. 그런 다음 불을 끄고 7분간 기다립니다. 그렇게 하면 완성! 냄비는 뚜껑이 달려 있는거라면 뭐든지 OK. 반숙이 좋으신 분은 불을 끄고 3~4분 기다리시면 됩니다. 게다가 이 방식으로 삶으면 껍질도 잘 벗겨진답니다. 왜 그런가 하면 알은 70도 이상에서 익기 시작하는데 조금 넣은 물이라고 해도 증기가 되어서 100도 이상이 되어서 잘 익는다고 하네요. 게다가 100도 이상에서 급격히 익히기 때문에 달걀의 껍질과 사이에 공기가 들어가서 잘 벗겨지는거구요. 그렇게 어렵지 않은 달걀 삶는 법. 여러분도 한번 해보세요. ※위의 글은 2005년 4월 12일 NTV에서 방송한 이토가의 식탁에서 발췌, 정리..

사는이야기 2012.11.12

포르투갈 여행 4 - 에보라

우리가 아는 포르투갈 사람 중 가장 최근 사람은 아마 움베르투 코엘류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일겁니다. 포르투갈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대중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02년 월드컵때 우리가 포르투갈 팀을 이긴 후 라고들 하더군요. 그후 우리 영화 '괴물'이 스크린 점유율 관객 점유율 1위를 한 적도 있답니다. 사실 우리도 포르투갈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스페인은 어느정도 알아도 포르투갈은 낯선 게 사실이죠. 포르투갈의 기후는 유럽에서 가장 따뜻한 나라중 하나입니다. 보통 기온이 연중 내내 섭씨 영상 13도~18도 정도에 머문다고 합니다. 다만 북쪽은 좀 추워서 겨울에 영하로 내려간다고 하네요. 대체적으로 여름과 봄은 아주 햇빛이 많은 반면에 가을과 겨울에는 비바람이 많고 지중해성 기..

포르투갈 여행 3 - 오비두스

오비두스는 리스본에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지만 버스를 타고 오기엔 불편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비두스는 가급적 들러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오비두스는 성곽 앞에 유료 주차장이 있습니다. 1시간에 0.6유로 정도 했던 것 같네요. 사진을 여러장 먼저 올린 건 말보다 그리고 올린 사진보다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낡아보이는 것이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고 천천히 성곽을 따라 걷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날이 흐려서 아쉬웠습니다. 맑은 날씨였다면 좀 더 반짝반짝했을텐데요. 이 오비두스는 왕이 왕비에게 선물한 곳이랍니다. 오랜동안 이슬람 지배하에 있던 포르투갈에서 발달한 것이 타일에 수작업으로 그림을 그려 구운 아줄레주 인데요. 이 아줄레주가 오비두스의 아기자기 함과 잘 어울리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유명한..

포르투갈 여행 2 - 파티마

믿음이란 무엇일까요? 성모마리아가 파티마의 세 아이들에게 나타났습니다. 파티마의 성모는 1917년 5월 13일부터 10월 13일까지 매월 13일 여섯 번 나타났으며, 그녀가 처음 나타난 5월 13일은 파티마의 성모 발현 기념일로 제정되었습니다. 성모 마리아를 목격한 세 명의 아이는 루치아 도스 산토스와 그녀의 사촌 프란치스코 마르토, 히야친타 마르토입니다. 루치아는 수녀가 되어 97세의 나이로 2005년 2월 13일에 타계하였고 히야친타와 프란치스코는 예언대로 1919년 스페인 독감에 희생되었습니다. 포르투갈은 인구의 85%가 천주교를 믿는다고 하는 나라이지만 파티마는 좀 더 가톨릭적이었습니다. 다른 도시들의 가톨릭이 과거이고 유물이라면 파티마의 믿음은 현재진행형이고 현대인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