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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

무식한건 죄가 아니지만..의사가 무식하면 죄가 된다 했다. 요즘들어 딱 죄 짓고 사는 느낌이 든다. 교수님들의 질문공세가 이어질때면 차라리 쥐구멍으로 숨어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메스컴에서 건강상식이 보도 될때면..가끔씩(!!) 생소한 사실을 배우게 된다..-.-;; 예전엔 학년 올라가면 자연스레 알게 되겠지..라고 생각했으나..지금은 더 올라갈 학년도 없다..-.- TV에서 나이 지긋한 의사 혹은 한의사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고기를 많이 많이 먹으면 콜레스테롤이 높아진다." 이때 나의 머릿속에선 다음과 같은 생각이 휘리릭 스쳐 지나간다. ""콜레스테롤이 뭐였더라..세포 인지질 이중층 사이에서 껴 있는 조그만 거였는데..그건 세포내 대사물질로 쓰이고 세포와세포 사이에 신호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도 하..

Mac & PDA 2005.09.23

12시간동안의 수술...

대장암 환자의 수술이 있었다. 개복 수술을 했었으면 7시간 만에 끝났을 수술인데 우리 교수님께서 복강경 수술에 도전하시는 바람에 12시간의 수술이 되어 버렸다. 우리 학교가 원래 복강경을 처음에 도입했었고... 수원 쪽 부속병원은 개복수술만큼 정교하게 복강경 수술을 한다고 하니..여기도 그 trend에 따르려는 모양이다.수원에선 대장암 복강경 수술을 6시간만에 완벽히 끝낸다고 하니..정말 대단하다.. 같이 들어온 레지던트 선생님은 사다리 타서 걸리셨다며 한숨을 쉬셨다..불행한 상황에서 서로 동반자 관계가 되니 선후배 상관 없이 선생님이 참 친근하게 느껴졌다. 복강경 수술을 하면 여러가지 장점이 있다..아프지도 않고 수술수 감염등의 합병증도 현저하게 감소하며 입원 일자도 줄어든다. 그래서 담낭 절제술 같은..

Mac & PDA 2005.09.23

외과에 대해 느낀점..

실습 나오기 전까진..외과라 하면..공부는 하나도 안해도 되고..수술만 잘하면 되는 줄 알고 있었다. 즉 "skill"만 익히면 됬지...귀찮은 의학지식들을 "이해하고 암기할" 필요는 없을 거라는 엄청난 착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외과"라는 팀에 합류되어 그 속에서 사람들을 겪고..느끼고, 여러가지 경험을 해보니..외과 사람들이 참으로 공부도 열심히 한다는 것이다. 질병의 본질..즉..깊은 이해를 필요로 하는 학구적인 측면을 제외하고는 오히려..실제로 환자들에게 필요한 지식들에 대해서는 외과가 최고인 것 같다. 응급상황에서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지식과 그 이론적 배경들..그리고..피부 봉합 하나를 하더라도..교과서적인 이론을 반드시 숙지시킨 다음에야 자신이 쓰는 편한 방법을 가르쳐 주시는 선생..

Mac & PDA 2005.09.22

전주 이야기 (5) - 교동과 월드컵

사람이 없으면 문화도 없습니다. 그동안 부족한 글을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이제 이 편지도 마지막이 되겠습니다. '여행은 공부'란 말이 생각납니다. 얄팍한 마음속을 지닌 제게 무엇인들 교훈이 되지 않을 것이 없겠지만 전주의 풍성한 깊이는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한 해가 또 시작되었습니다. 매서운 추위가 무심한 일상을 뒤흔들기에 충분할 정도입니다. 또 한 해의 많은 여백들을 어떻게 채워가야 할른지 막막하기도 합니다. 부디 이 겨울의 추위가 또다시 일상의 권태로움으로 빠져드는 자신을 추스려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대략 13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전주의 흔적들은 시내 곳곳에 숨어 있을 테지만 그 중에서도 교동 쪽으로 가면 더더욱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동의 일그러진 한옥들을 바라보자면 '..

여행 2005.09.12

전주이야기 <4> - 전주성과 동학농민전쟁

한참을 쉬다 보면 일하는 것이 낯설어 집니다. 한참을 일하다 보면 쉬는 일이 그저 낭비 같을 때가 있습니다. 재영 형! 오늘 문득 형이 제게 주었던 책을 다시 펴보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무예 그렇게 할 말이 많은 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책이건 그렇지 않은 책이건 가득차 있는 활자들 그리고 말들. 그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그래도 넉넉히 짐작하고 깨달을 수 있는 그런 얘기, 그런 사람들, 그런 곳곳들.... 오늘은 그래서 무척이나 형이 그리워 졌나 봅니다. 새해 첫 달. 프랑스 공화력으로는 '방데미에르(포도의 달)'라고 한다죠? 언젠가 형과 나눈 대화에서 알게 되었고 고종석의 책에서도 확인했지만 공화력의 달 이름은 언제 들어도 형이 늘 잘 쓰시는 '정말 낭만적'입니다. 올 해는 눈이 많이 왔으니 공화력..

여행 2005.09.12

전주이야기 <3> - 여행은 돌아옴(歸)입니다

"여행은 두 가지의 의미를 갖습니다. 떠남과 만남입니다. 떠난다는 것은 자기의 성(城) 밖으로 걸어나오는 것이며 만난다는 것은 물론 새로운 대상을 대면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여행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자체가 떠남과 만남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 아침 자기의 집을 나와 새로운 곳, 새로운 대상을 만나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도 그 속을 들여다보면 여행과 똑같은 내용을 갖고 있음에 틀림없습니다. .... 여행은 돌아옴(歸)입니다. 나 자신으로 돌아옴이며 타인에 대한 겸손한 이해입니다. 정직한 귀향이며 겸손한 만남입니다. 이 정직한 귀향과 겸손한 이해가 없는 한 서로 다른 세계가 평화롭고 평등하게 만날 수 있는 길은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아픈 과거로부터 새..

여행 2005.09.12

전주이야기 <2> - 전동성당과 천주교

수강에게 날이 많이 추워졌구나. 며칠 전 네가 취직 시험을 보았다는 것을 기억하곤 편지를 띄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그런데 정작 컴퓨터 앞에 앉아도 그리 쉽게 써지질 않더구나. 하지만 늦게라도 보내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몇 자 적어 본다. 앞으로도 2,3차 시험이 남은 너에게 무거운 얘기보다 어쩌면 네가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을 전동 성당에 대해 얘기를 하려고 해. 너도알다시피 명목상으론 아직 나의 신앙은 천주교란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성당에 가는 발걸음이 귀찮아지고 점점 가는 횟수가 줄더니 이젠 1년에 한 번 가면 다행일까? 그런 내가 고색창연한 경기전 앞에 우뚝 서 있는 전동 성당을 보고 그냥 지나친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겠지. 그런데 이상하게 경기전과 전동 성당은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리고 있더구..

여행 2005.09.12

전주이야기 <1> - 경기전

현실에 붙잡혀 있을 당신에게 인(仁) 에게 내가 여행을 떠나면서 맨처음 전주에 들른 것을 굳이 따져보자면 숨가쁘게 성장해 온 우리네 도시들 가운데 정적인 느낌을 주는 도시가 몇 없어서라고 해도 너무 주관적인 말은 아닐 것 같구나. 물론 다른 말로 하자면 근대화의 혜택을 덜 받은 곳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돌이켜 보면 역사와 전통이 숨쉬고 있다는 것을 굳이 나쁘게만 바라볼 수는 없진 않겠니? 조선시대 호남지방을 관장하던 전라감영이 있었고 조선왕조를 세운 전주 이씨의 본향이라는 이유로 상당 부문 관향유적을 보유하고 있는 전주는 드넓은 평야에서 생산한 물산이 풍부해 음식과 풍류가 발달했지. 전라도라는 말이 전주와 나주의 앞 글자들을 모아서 만들었을 정도로 전주는 오래된 도시이기도 하거니와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여행/한국여행 2005.09.12

Hasta Siempre Comandante - 쿠바 혁명 영웅에 바치는 찬가

Hasta Siempre는 여러 사람이 불렀습니다. 이 곡은 그중 제가 가장 편하게 듣는 노래입니다. 박노해 책이나 중국의 붉은 별 꽃다지 음반만 가지고 있어도 국가보안법 위반이라고 잡혀간 게 엊그제 같은데 체 게바라의 얼굴이 선명한 CD가 당당히 수입되고 그의 평전이 읽히고 있으니 세상이 좋아졌다고 해야 할까 세상이 정상이 되어 간다고 해야 할까. 이 노래는 한마디로 '쿠바 혁명 영웅 동지'로서의 게바라에 대한 노래입니다.

음악 2005.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