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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그 두번째..

아직 첫 번째 주를 벗어나지 못해 오늘도 어렵사리 저녁 7시에 응급실로 출근했다. 후배들.. 지나가며 형 웬일로 이 시간에 이렇게 깔끔해요.. " 응, 응급실이야. ㅡ.ㅡ! 지금 출근이다." 응급실 입구에 들어서면 많은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친구가 다쳐 안절부절못하는 청년, 가족에게 전화하는 부인, 할머니를 기다리는 소녀, 간병하다 지쳐 쓰러져 자는 아버지.. 이들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이곳에서.... 오늘도 어쩌면 우울한 출발이 되었다. 물론 그런 기분은 아랑곳하지 않고 2주차 녀석들 수고해요 라면 할 일을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사라진다. 물론 나 외에 조원은 아직 없다. 주섬주섬 ABG, VBG tube를 챙겨 일을 시작한다. 몇 분이나 되었을까.. 나이를 지긋이 드신 분인데, VBG가 안 ..

medical story 2006.04.07

응급실에서....

응급실 첫날 응급의학 레즈던트 셈이 우릴 반갑게 맞아 주셨다. 어서 오너라. (일꾼들아). 차분히 우리가 응급실에서 해야할 프로시져들을 설명해 주시곤 마지막으로 주사기를 한 웅큼 우리에게 쥐어 주셨다. 자. 이걸로 서로 짝을 지어(우린 6명이 한 조다) 서로에게 "직접" ABG, VBG를 해봐라. 얼마나 아픈지 실제 너희들도 겪어 봐야하거든. 우린 주사기를 든체 망연히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때 용감한 한 팀이 시도했다. "먼저 해." 아니 "네가 먼저해" 서로 미루다 누군가 시작했다. "아. 아..아퍼.. 살살해" "야 아프다니까." .." 빼" 우씨.. "내가 해볼게" 응급실 간이 회의실은 곧 우리들의 신음소리로 가득 찼다. 모두들 퉁퉁 부은 팔을 부여잡고 있을 때... 스테이션 간호사가 외친다. 여기..

medical story 2006.04.07

아! 정신과 !

우리들은 실습을 1년 6개월 가량 돈다. 그중에서 지옥이라 일컬어지는 곳이 있는가 하면 또한 파라다이스라 불리는 곳이 있다. 지옥의 예를 들어보자면 외과,성형외과(특히 강남성모병원 혈관외과와 간이식 파트는 심지어..자살 충동 까지 느끼게 해준 곳이다...아..그만 살고 싶어..이러면서 수술방 휴게실 창문을 넘어다 보던 시절이었지..암울했던 시절은 이제 안녕~ ) 파라다이스의 예를 들어보자면 정신과이다.!!! 나.. 이제껏 정신과만 바라보고 살아왔다. 외과의 극한적 노가다와 산부인과에서의 인간적인 갈굼과 소아과 의국장의 변태적인 병동 킾을 견디면서... 그래..정신과가 저기다. 조금만 버티자! 이러면서 버텨왔다. .... 아아! 그런데 정신과가 배신을 때릴 줄이야! ... 우리 앞턴.. 이.. 도그 베이비..

medical story 2006.04.03

A Ward named the "angel"

" 본 환아..에이 엠 엘 엠 투! 금번 공고 2차 케모 중인 환아! 금일 씨비씨..." 전공의 선생님은 AML M2 라는 진단명을 말씀하시던중...2...라는 말에 엑센트를 두신다... 이상하게도 그 엑센트가 가슴을 훓고 지나간다. 여긴 환자 프리젠테이션 부터가 사뭇 전투적이다. 다들 또박또박 발음하나 틀리지 않고 큰소리로 읽는다. 그리고 항상 끝은 내려 말한다..차분하다 못해 냉정하기까지한 분위기이다. A Ward named the "angel" - 엔젤이라 이름붙여진 병동.. 여기는 " 엔젤병동 " 이다. 여의도 성모병원 11층 소아과 병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무균 병동은 골수이식 - BMT - 환아들이 머물고 있는 병동이다. 흔히들 소아 BMT 병동이라 불리는 곳이다. ( BMT란 bone m..

medical story 2006.03.31

수술..수술..수술의 끝없는 행렬..

언제 어느 시간에 무슨 수술을 들어갔는지 알 수조차 없다..단지 시작 땡..달리자..달려.. 아침 7시에 출근해서 8시에 수술방으로 달려들어가면 그걸로 끝이다...저녁 8시-9시나 되어야 나올 수가 있다..외과 실습은 오로지 수술 참가이다.. 강의..없다..환자파악..없다..오로지 순수 노동력이 필요한 수술 뿐이다. 강남성모병원 외과는 역시 메인 센터답게..다른 부속 병원들과는 퀄러티가 다르긴 다르다..전국적으로도 보기 힘든 수술들이 많아서 그런지..대박 수술이 조올라 많다...나한테는 불행한 일이다. 오늘은 간 이식에 들어갔다가 13시간만에 나왔다.. 온몸이 쑤시고 결리고...피곤하고.. 사는게 재미가 없다.. 오늘 레지던트가 나한테 한말이다. " 야 오늘 하루 니 일당은 5만원쯤 되겠구나..^^ " ..

medical story 2006.03.31

굿바이! 솔로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렇겠지만 드라마 특히 애정이야기에는 그닥 관심이 없다. 나또한 마찬가지이고. 그런데 얼마전 서울에서 내려오는 버스를 같이 타고 온 수녀님(이 수녀님은 내가 누나라고 부르는 2분의 수녀님 중 한분)이 버스 안 TV에서 하는 드라마를 열심히 보시길래 뭐냐고 했더니 노희경씨 드라마라고 기대되고 또 너무 재미있다고 해서 오는 길에 주의깊게 봤다. 노희경의 드라마는 일찍이 '거짓말'(1998)의 주옥같은 그리고 가슴아픈 대사들을 알고 있던 터여서 신뢰가 있었다. 버스 안에서는 그냥 남자 주인공이 참 이쁘장하게 생겼다고 생각한 정도 였다. 눈썹이 내 아내의 눈썹처럼 일자형인게 귀엽다고 생각한 정도! 그런데 문득 생각이 났다. 노.희.경. 그의 작품이 예사로울리가 없는데.... 검색해보니 이제 겨..

사는이야기 2006.03.31

안상수와의 일상적 대화[펌]

원문:http://miseryrunsfast.net 이 내용은, 모 웹사이트의 오픈 전 사전자료모음으로 준비했던 것 중 하나입니다. (이 이외에도 몇 개 더 있습니다. 순차적으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이트 운영계획은 물 건너갔고, 저는 이 내용에 대한 저작권 정리를 누구와도 한 적이 없습니다. 이 글은 누구나 원문 그대로 퍼갈 수 있습니다. 일부 발췌의 경우 원문의 출처를 공개한 상태에서만 가능합니다. 내용의 변경은 어떤 경우에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시각 디자이너이자 홍익대학교 미대 교수' 라는 직함보다도 그가 고안한 글꼴인 '안상수체' 로 그는 더 많이 알려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안상수체 쓰는 사람이 있나... 하는 시시껄렁한 생각을 하면서 문을 연 안상수 교수의 작업실은 꽤 넓었다. 인..

사는이야기 2006.03.21

[펌]위대한 락커들

▲My name is Maximus Decimus Meridius, 나의 이름은 막시무스 데시무스 메리디우스, Lead singer of the Armies of the North, 북방군단의 리드 보컬이었고, Guitar of the Felix Legions, 펠릭스 군단의 기타리스트였으며, loyal session to the true music label, Marcus Aurelius. 진정한 음악 레이블 사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전속 세션이었다. And I will have my concert, in this life or the next. 그리고 반드시 나의 콘서트를 가질 것이다. 이번 생에서 안된다면 다음 생에서라도.

사는이야기 2006.03.16

스타벅스에서 커피하기.

스타벅스를 한국에서 처음 갔을때도 그랬지만 미국에서 혹은 일본에서 갔을때의 당혹감은 주문할때 말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스타벅스에서도 손가락 신공이 통하고 간단히 '모카 톨사이즈 plz!' 해버릴 수도 있지만 가끔 복잡하고 미묘하게 시키고 싶을 때 이렇게 하자! 1.스타벅스에서는 추가하거나 빼는 것이 가능하다. 시럽에는 4가지 종류가 있는데 바닐라/아몬드/헤이즐넛/캬라멜 이다. 추가요금은 500원! 캬라멜 같은 경우 장식이 가능한데 장식을 원하면 '위드 드리즐'이라고 하면된다. 휘핑크림/우유거품/우유종류/커피온도 등도 취향대로 조절이 가능하다. 휘핑크림을 넣고 싶다면 '위드 휩' 빼고 싶다면 '노 휩' 물론 추가하면 500 추가! 우유거품은 Wet 은 우유를 많이/ Dry는 우유거품을 많이.. 우유종류는..

사는이야기 2006.01.25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의미함

아침 5시50분에 여지 없이 자명종이 울린다. 일어나기 싫다. 이번주 부터 한달간 외과 실습이다. 몸과 마음이 피곤하다. 어제도 역시 과제를 하느라 새벽 1시나 되야 잠이 들었다. 이불을 덮어써 보지만, 어짜피 일어나게 될것을 안다. 날씨가 우중충하다. 어제 밤에 비가 왔었나.. 기계적으로 세수를 하고, 밥을 먹고, 옷을 입는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똑같은 일상이다. 몸이 피곤하여 얼마전부터 다시 차를 끌기 시작했다. 항상 생각했었다..봄이 오면..자전거를 타고, 한강 둔치를 달리면서 여의도로 출근하리라.. 왠걸..잘 수 있는 시간을 10분이라도 늘리기 위하여 다시 편한 길을 택하였다. 주차장에 들어섰다..병원 정문앞에 난 길은 정말로 이쁘다. 만발한 벗꽃과 개나리, 예쁜 벤치들..아침의 상쾌한 공기...

medical story 2006.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