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story 75

느림의 미학

제목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를 좀 해보겠다. 우리 의대생들은 언제나 주의 집중 - attention!!! 상태이어야 한다.. 언제 어디서 ( 병원 안에서 )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므로... 학습실에 느긋하게 앉아 쉴때도 항상 뭔가에 대해 긴장을 하고 있어야 한다. 병원에서는 자주 사소한 일들 때문에 당황하곤 한다. 아주 사소한 작업중 암환자들에게 항암제를 투여하는 작업이 있다. 약물을 말초에 있는 작은 혈관들로 주입하게 되면 항암제의 독성으로 인해 혈관의 괴사가 일어나 환자들은 어깨에있는 큰 중심동맥에 아예 하나의 관을 가지고 다닌다. 간단한 일이었다. 장갑끼고 주사기를 관에 연결하여 헤파린을 제거한뒤 다시 다른 주사기에 약물을 채우고 주입하면 된다. 그러나 바보가 된 것인지...몇번이고 실패하였다. 사고하..

medical story 2006.01.08

멋진 교수님

이번주는 신장내과 실습주간이다. 저번주에 신장내과 라운드 시간에 들어오셨던 매우 어그레시브한 교수님과 긴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다.-.-;; 아침회진 시간 3시간 저녁회진 시간 3시간.... 환자 베드 옆에서 신장의 모든것에 대해 말씀을 하신다... 중노동이다. 그 교수님 내가 내과한다는 말에 깊은 인상을 받았나 보다... 내가 자기처럼 살이 찐 이유에 대해 나름대로의 이유를 만들어 내셨다.. (아...이를 어쩐다...살아남기 위해서 대충 둘러댄 말이.....엄청난 결과를 몰고 왔다...) 자기는 욕심이 많아서 살이 쪘다고 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환자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즉 남보다 환자를 더 잘봐야 되고... 자기 환자는 반드시 살려야 되고..그런 욕심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내과를 선택했고..

medical story 2006.01.08

비이성적인 것들에 대한 유감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이다. 어제 밤 아이 한명이 응급실로 실려 들어왔다. 원래가 미숙아로 태어나 인큐베이터 속에서 40여일간 있었던 아이로 여러 잔병치례를 하다가 애가 자꾸 늘어지니까 엄마가 응급실로 데려 온 것이다. 그때가 세벽 1시였는데,당직 소아과 주치의 선생님이 올라가 환자를 보는데, 엄마가 이런저런 간섭을 하더라는 것이다. " 주사 놓지 마라" " 피검사도 안된다." 하도 황당해서 그럼 뭐하러 병원에 대려왔느냐고 물어보니, 아무 대꾸도 없더란다. 그러면서 하는말이 당신네 의사들은 환자위에 군림만 하지말고 진정 환자를 위해서 일을 하라고 훈계를 하더란다. 그 형이 저두 이 아이를 위래 이렇게 밤에 자다 말고 올라오지 않았습니까? 라고 대답을 하니 당신은 돈을 받지 않느냐는 것이다. ... 오늘 ..

medical story 2006.01.08

미생물 실습

과학의 이미지하면 늘 이런 시험관의 이미지들을 떠올리곤 했다. 그러나 실제로 해보니 그닥 즐겁지 않다. 그냥 하라니 한다는 게 솔직한 표현이겠지. 내가 이런 기초과학을 재미없어하는 건 아마도 최소한 문사적인 삶을 사는 사람에게는 이런 류의 논의에 끼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는 편견 때문일 것이다. 이런 잡다한 일들 쯤은 과학자들이 하고 그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좀 더 큰 패러다임을 잡아 가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난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이런 기초학문하는 사람들이 손발을 움직여 고생을 해주어야 내가 머리를 쓸 일이 생기지^^* ㅋㅋㅋ 그래도 기초의학 실습 중 미생물 실습과 약리 실습은 뭔가 active한 맛이 있다. 미생물이란게 눈에 안보이는 것인데..(당연하지만..

medical story 2006.01.07

니가 거시기 해야겠다.

올 한해, 전반기에는 부평에서 근무하다가 9월부터는 여*도 **병원으로 옮겨왔다. 여기에는 외과 1년차 3명, 가정의학과 1명, 인턴1명이 주치의를 하고 있어서, 1인당 보는 환자수는 부평에 있을때 보다 훨씬 적다. 그래도 center 라 그런지, 한명한명 빵꾸 없이 환자를 보려면, 부평보다 많은 신경을 써야 해서 그리 편하지도 않다. 총 5개의 분야가 있는데, hepatobilliary( 간,담,췌) colorectal ( 대장 항문 ) breast-thyroid ( 유방-내분비 외과) Stomach ( 상부 위장관 ) pediatric surgery ( 소아 외과 ) 나는 9월부터 지금까지 hepatobilliary part 를 보고 있다. 1년차를 처음 시작할때부터 느낀 건데. 외과 중에서도 간,담..

medical story 2005.12.28

시험

의과대학에서 시험을 빼고나면 남는게 없을정도로 시험이 중요하고 자주본다. 시험공부를 하다보면 으레 밤을 새우기 일쑤다. 미리미리 공부하면된다지만 그런 건 내 스타일이 아니거니와 공부밖에 할일이 없는 족속들의 한가한 이야기다. 2~3일부터준비한다고 해도 시험 전날에 밤을 새워주는 센스! 중추신경계 약리 시험을 보는 아침도 변함없이 밤을 새웠다. 문득 창을보다 서서히 밝아오는 도시의 여명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medical story 2005.11.12

신장내과 라운드, 잊을수 없는...

우리는 매일 아침 11시에 모든내과 학생들이 모여 round라는 것을 한다...번역하자면 집담회라고 할수 있겠는데...환자 한명을 맡아서 증례발표를 하는 것이다...발표하는 파트중 교수님 한분이 들어와 참관을 하시고...그 파트 학생이 발표를 하는 것이다..물론 분위기는 교수님의 캐릭터에 따라 좌우 된다.....상당히 aggresive한 교수님들께서는 발표자 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 하나하나 번호를 불러가며 질문을 날리신다.....그리고 발표자한테는 " you didn`t show me anything " 이라는 아주 간단하고 멋진 말을 남기고 나가버리신다.... 아침회진을 각자 마치고 우리는 8층 내과 학습실로 모여들었다. 각자 주어진 과제를 하며 시간을 때우고 있는데..신장내과 애들이 달려들어와 외쳤..

medical story 2005.11.04

무슨과 할까...-.-;;

요즘 1학년들한테...장난 반 진담 반으로 물어본다. "얘야 너 무슨과 하고 싶니 ? " "저는 마이너과 할건데여..." "너는 마이너과가 무슨과인줄 아니?" " 그럼요..마이너과는 안과 성형외과 피부과 같은 과들이에요..." 적어도 우리는 학교 입학할때만 하더라도.. 멋진 외과의사, 내과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예과때 실시한 설문조사때도 내과의사가 많은 숫자를 차지 하였다.. 우리학교 병원의 경우 내과 전공의 1년차 정원이 45명 안과 전공의 1년차 정원이 10명이다. 물론 다른 학교들보다 엄청 많은 숫자이기는 하다. 하지만..120명 정도의 학생이 50-60 명 남짓되는 마이너과 티오를 놓고..1학년때부터 경쟁을 벌인다는 사실이 너무 삭막하다.. 앞으로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저학년 때는 멋도 모..

medical story 2005.11.04

여기는 내과 학습실...

강남성모 병원 8층에는 내과 학생들을 위한 학습실이 있다. 내과에서 우리 학생들이 하는 일은 별로 없다..각자 주어진 환자들의 상태를 파악하는 일..즉 환자 파악..그리고..내과 전제가 모여서 하는 아침 컨퍼런스..그리고 학생 발표를 위한 round (집담회) ..그리고 오전회진과 오후 회진이 전부다. 이렇게 쓰고 보니까 정말 많아 보인다. 실제로..많긴 많다..-.-;; 그러나 우리 18명 대부분..8주간 외과 계열 마이너 과에서 노가다를 뛰다가..여기 내과로 오게 되니..라이프 퀄러티가 일층 상승한 듯한 느낌이다..게다가 8주간 마이너 과들을 혼자서 돌다가..이렇게 다 같이 모이게 되니..재미도 있다.. 마이너 과 혼자 돌적엔 모든일을 혼자 처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참 마음이 무거웠다.. 처음에 내과..

medical story 2005.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