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705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

2006년 부활절도 어느새 한 달이 지났다. 올 해 부활절에는 특별히 로사 수녀님의 부활 축하엽서를 받아 보게 되었다. 로사 수녀님께 부활 인사를 받은건 아마 16~7년 전 이후 처음인것 같다. 그러나 기간의 오래됨과는 별개로 고등학교 시절에 내가 보내드렸던 부활 인사의 내용을 아직 잊지않고 기억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스쳐갔다. 그중에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한때는 내가 좋아했던 사람도 나를 좋아했던 사람도 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만나면 반갑고 나의 내면을 바라봐주고 이해해주는 이는 드물다. 나의 인생에서 로사 수녀님 그리고 뻬르뻬뚜아 수녀님을 빼고 얘기를 한다면 많은 부분을 그냥 스쳐지나가야 할 것이다. 언제나 두분께 감사하고 또 하느님께 감사한다.

사는이야기 2006.05.23

빅토리 녹스 가방

자신 스스로도 잘 모르고 있지만 나중에 문득 돌아보면 잘 지르는(!) 품목이 있다. 요즘 느끼는 게 된 물목이 가방이다. 이마트에서 산 노트북용 백팩, 라이프가드 노트북용 어깨에 걸치는 가방, 타거스 노트북 백팩, 정민이가 선물로 준 세미 정장용 가방, 전주 국제영화제 기념품 가방, 미국 갈때 엄마가 사준 간이 베네통 가방...... 나에게 이렇게나 많은 가방이 있었다니... 정말 정말 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요즘 3달 전에 인천공항에서 질렀던 빅토르녹스 쌕을 매고 다닌다. 공항 면세점에서 필이 꽂혀 그닥 필요하지 않았는데도 사버렸다. 가격도 싼편이었다 5만원정도였으니.... 주변에 이런 빅토리녹스 가방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없으니 참 좋았고 나만의 유니크 아이템인 것 같아 좋았는데....도서관..

사는이야기 2006.05.15

지루함....

11월 10일 도서관에 앉아 있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먹다남은 초컬릿 부스러기들과 사탕 종이들이 무심하게도 눈에 들어온다...재깍재깍 초침소리가 들려온다..괜히 침을 꿀떡 삼켜보고 다시 책장을 넘긴다...아무래도 너무 오래 앉아 있었나 보다 잠시 담배를 피러 밖으로 나간다..의미 없는 대화들..밥 먹었냐? 응... 반찬 뭐냐?.... 로비앞에서 담배를 필때면 항상 느끼는 거지만..사람들이 자꾸 쳐다보는 것 같다...오옹...오늘 머리 스타일이 맘에 들지 않는다...덥수룩하다..이상하다..아침엔 괜찮았는데..교정은 쓸쓸하다...비가 부슬부슬 내리고..은행잎이 수북히 쌓여있다...괜히 싱숭생숭 해진다..저기저 커다란 나무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두번정도 봐야한다는데...옆에선 한때의 사람..

medical story 2006.05.13

총동문회( 부제: 구겨진 스타일 )

지난주 토요일엔 총동문회가 있었다.. 총동문회란 무엇인가? 주로 까만 정장을 입고 술먹고 오바이트하는 날이다...라고 정의를 내릴 수도 있겠지만은..고등학교 동문들끼리, 재학생 졸업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오손도손 술을 마시는 자리이다...-.-;; 공부하느라 바쁜 나지만, 총동문회를 제낄 베짱은 없기에, 마지못해 도살장에 가는 심정으로 끌려나갔다.. 게다가 토요일 오후..한 선배가 정형외과 체육대회를 제끼고, 동문회 참석할라고, 왔는데..이 선배가 너무 일찍 온거라...그래서 몸을 숨길데를 찾아 방황하다가 나랑 딱 마주친 것이다.. "흐흐..잘있었냐? " " 예..형 " " 사우나 가자..." " 저기..그게..오늘..공부...." " 왜 공부할게 많냐? 뭐가 많냐? 그냥 기출만 봐! " " 예..형.."..

medical story 2006.05.13

3615 page

토니 로마스 쿠폰이 생겨서 점심을 맛있게 먹고, 다시 학교로 들어오는데, 선배를 만났다. " 그래 공부는 많이 했지? " " 이제 해야죠..." " 한번은 다 봤지 ? " " 보기야 봤죠.." " %*%*%*에 대해서 한번 말해볼래? " " ...." " 그러면 %&*&$&$후에 생기는 합병증에는 뭐가 있는지 아니 ? " " ....." " 열심히 해라...나 간다...." 꼭 시험전에 출현하여 불안하게 만드는 선배가 있다. 옛날에 학교시험볼적에도 시헌전날 출몰하여 후달리게 만들던 선배가 있었는데..... 젠장...어쨌든..토니로마스에 대한 흐뭇한 기억이 사라지고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가슴이 서늘해졌다. 나에게 물어보았다. 합격할수 있을까? 그럴껄..아마.. 너 머리좋니? 아니.. 그동안 공부 열..

medical story 2006.05.10

임상 수행 능력 평가 시험, OSCE

임상 수행 능력 평가 시험, OSCE 어제는 임상 실습을 마치는 기념(?)으로 하루종일 시험을 거하게 봤다. 10시 30분경, 소림사 에서 무술을 배워 하산하는 스님들이 소림 18관문인가 뭔가를 통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너희들도 숙희씨 ( OSCE, 오스키, 오숙희..-.-;; ) 의 14관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교수님의 썰렁한 농담을 듣는 것으로 기나긴 시험이 시작되었다. OSCE란 임상 수행 능력 평가라는 시험이다. 의사로서 기본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술기들, 예를 들어, 심폐소생술이나 피부 봉합, 척수 천자 등과 같은 술기들과 꼭 알아야 할 질환들에 대하여 직접 환자 병력청취를 해야 하는 시험이다. 병원의 각 방마다 모의 환자들이 앉아 있고, 우리들은 각각의 방을 뛰어다니며, 환자들을 만나고, 그들이..

medical story 2006.05.10

Holiday

비지스의 할리데이가 나올 때 마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지.강.헌. (윤대녕이었던가? 김영하였던가? 그의 단편에서도 살짝 나온 적이 있었는데....) 지강헌은 확인해보진 못했지만 556만원인가를 훔쳐 징역 17년을 받았다고 한다. 상습절도에 주거침입이 죄목이었다고.... 지강헌이 전과몇범인지 모르겠지만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동일전과에 대해 누범가중을 하지만 말이다. 나의 개인적인 경험에 의존해보건데 아마 판사와 검사에게 많이 찍힌 결과인 것 같다. 어쨌든... 그 유명한 88서울 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안된 10월 8일 영등포교도소에서 공주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재소자 12명이 호송버스에서 탈주하는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탈주극이 발생한다. 지강헌등 25명은 그날 대전교도소, 공주교도소 및..

사는이야기 2006.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