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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예진 이야기

오늘부터 또 한달간은 산부인과 실습이다. 실습학생 중 한명은 산부인과 외래에서 교수님이 진료보시기 전에 환자의 예진 차트를 작성해야 한다. 예진이 무엇인고 하니..환자의 산부인과적 병력 청취..즉..생리주기,마지막 월경일 따위... 그리고 분만력..예를들어 만삭을 몇번 했고...유산을 몇번했고 등등...아~주 민감한 문제들을 다루는 작업이다. 물론 우리 학생들이 예진 차트를 작성하기는 하지만 교수님들은 우리 걸 무시하고 또 진찰을 처음부터 하신다고 하지만..또..우리 생각으로도 우리 실력으로 처음 온 환자의 병력청취를 한다는 것이 무리라는 걸 알고 있지 만서도..하지만..병원에 처음 온 환자들을 맞아...어떻게 병원에 왔느냐 하는 문제 부터 시작하여...환자에 대한 인터뷰를 처음으로 한다는 사실에 대한 ..

medical story 2005.09.29

친구가 죽었다.

어제 공부하던 중에 슬픈 소식을 들었다. 나와 같은 학번이고 한번 유급해서 본과 2학년에 다니던 한 친구가 죽었다는 소식이다. 그 통화 내용은 이러했다 " 야 xx가 오늘 4시에 CPR이 떴다가 6시경에 expire했데..빨리 학교로 와라.." 환자가 죽었다는 말을 의학용어로 expire하였다고 한다. CPR이라는 말은 심폐소생술이라는 말이다. 그 친구는 이번주 월요일 아침에 수업을 듣다가 몸이 이상함을 느껴 응급실로 걸어 들어갔다고 한다. 급성 심근 경색의 특징적인 증상인 가슴에서 시작하여 팔 내측으로 방사되는 통증과 손발의 청색증이 보여 아무래도 심상치가 않아 응급실로 갔던 것이다. 응급실에서 시행한 심전도상에서 급성심근경색 소견이 관찰되어 바로 중환자실로 이송되었고,,혈관촬영에서 관상동맥이 깨끗하게..

medical story 2005.09.29

제길..어쩌라구????

젠장... 방금 전부터 기분이 안좋아졌다. 담주에 친구들이랑 놀러갈 계획 세우고 있었는데.. 그 담주에 보는 시험때문에 태클이 걸렸다. 아니.. 도대체.. 공부할수 있는 시간은 9일 줘 놓구선 과목수는 13과목이다 13과목.....허허 내과가 9과목, 산과,부인과,외과,소아과 겉으로 보기엔.. 내외산소 중요한 과목만 본다고 무지 합리적일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내과가 한과목이냐.. 에구... 선배들 말로는 대충 그냥 평소 실력대로 보라는데.. 아니..평소실력이란게 있어야 말이지..도대체.. 시험때 열라 열심히 외우던거 이젠 다 까먹고 실습 돌면서 숙제..레포트에 치여서 정작 시험에 나올만한..그런 지식과는 몇개월간 담을 쌓고 살았는데.. 예상하지 못한건 아니지만.. 곰곰히 다시 생각하니 슬슬 짜..

medical story 2005.09.29

don`t worry..be happy !!!!

나의 일상은 너무나 단조롭다. 하루하루를 실습 스케줄에 쫒기면서 살다보면 토요일이 되고, 토요일엔 항상 학교에 모임이 있다. 어느 의대생이나 그러하듯이 나 역시 동문총회나, 동아리 모임, 과 모임에 참석하는 일이 많다. 아니..지난 8월초부턴 매 주말마다 모임이 있었다. 외곽 병원에서 실습하다가 토요일엔 서울로 올라와 술을 마시고, 일요일엔 다시 병원으로 들어가는 일이 계속되니..슬슬 짜증이 난다..어제도 역시 동문회를 했고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셨다. 의대엔 소모임같은 것들이 참 많이 활성화 되어 있다. 나같은 경우에도 공식적인 모임에만 3개 가입되어 있고, 비공식적인(??) 모임도 여럿 가입하고 있으니 말이다.공식적인 모임이란 써클이나 동문회,학생회등을 말하는 것이고, 비공식적인 모임이라는 것은 그저..

medical story 2005.09.26

우울한 내과

이번 한달간은 내과실습기간이다.여긴 부평에 있는 성모자애 병원 이라는 곳이다. 6.25때 지은 건물 그대로 쓰고 있다. 당시 피란민들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곳 수녀회에서 지었다고 한다. 그후 별다른 증축을 하지 않아..시설이 많이 낙후 되었다.병원 안은 어둠침침하고..미로를 방불케 한다. 우리 숙소에서 내과 의국으로 가는 방법은 단 한가지 뿐이다. 일단 옥상으로 올라간후 좌향좌를 한다. 앞으로 10발자국 걸어간다음 왼쪽으로 보이는 철문으로 들어간다.그리고 7층으로 올라가면 된다.다른 길로 가면 절대로 갈 수가 없다..-.-;; 첫날 해매다가 지각했지만..혼나지는 않았다..처음 온사람들은 항상 지각했다고 한다... 내가 실습하고 있는 곳은 내과- 혈액 종양 분과- 이다.내과는 하나의 과가 아니라, ..

medical story 2005.09.26

의정부에 대한 느낌

다들 널럴하다고 좋아하는 소아과인데.. 나는 이상하게 빡세게 돌고 있다. 여기를 3주전에 왔는데. 첫주는 선배들하고 매일 술을 마셨고.당직1일 둘째주는 매일 당직을 섰고.. 요번주는 당직2일,발표준비3일,, 학생 숙소엔 1일도 들어가지 않았다.. 이상한게.. 여기 의정부는 마치 외부와 동떨어진 하나의 섬과 같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부천이나 수원에서 실습할 적엔 서울과 그리 멀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아니..서울과 다를바가 었었다.시끌벅적하고,차많고, 사람많고... 여기 의정부는 동부간선도로 타고 쭉 올라가면 바로 나타난다. 거리상으로 보면 오히려 부천보다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차를 타고 올라오다가 상계동을 지나 수락산이 보이기 시작하면 이상하게도 딴 세상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medical story 2005.09.26

일주일 내내 당직을 서다

이번주 일주일간은 쭉 응급실 당직을 섰다. 우리조가 총 5명이니까 원래대로 한다면 하루에 한명씩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번갈아 가면서 당직을 서야 하는 일이다. 근데.. 내가 저번주 금요일날 당직을 섰더니 그담날에 선생님들이 아주 좋아하시면서 칭찬을 하시는 거다. 그 이유인 즉슨..내가 당직을 설때. 소아과 환자가 정말 없었단다.. 보통 여기(의정부)는 하룻밤새 많으면 100명 적어도 50명의 애들이 응급실로 오곤 했지만... 내가 당직설땐 10명 밖에 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 내막을 말해보자면.. 보통 "환타" 라는 말이 있는데 환자를 타는 레지던트,인턴의 준말이다. 환자를 탄다는 말은 환자가 많이 몰려온다는 것이다. 즉 어떤 의사가 당직을 서는 날엔 이상하게도 환자들이 많이 몰려오고, 어떤..

medical story 2005.09.26

ETERNITY

내가 처음으로 쓴 향수는 폴로였다. 녹색병, 폴로 향수 애프터쉐이브 세트를 군생활 동안 썼었다. 두번째 향수는 라코스떼였고 최근엔 버버리 위크엔드를 쓰고 있다. 갑자기 왠 향수얘기냐구요? 매형이 핀란드 다녀온 선물로 케빈 클라인 'ETERNITY'를 선물해 줬기 때문이죠. 전에 종로 학원 다닐때 선생님이 여담으로 남자는 25넘으면 향수를 써야 한다나? 이유인 즉슨 홀아비 혹은 노총각 냄새가 나기 때문이라고 했었죠 어느정도는 동감합니다. 그러나 그런 초라한 변명 대신에 아침에 세수하고 면도하고 마지막으로 향수를 뿌릴 때의 상쾌함을 좋아합니다. 덕분에 느끼는 떳떳함(?)도 좋구요. 섬세하면서도 남성적이고, 세련되면서 강한면을 동시에 갖춘 남성에게 어울림 라벤더,녹색식물(탑노트),세이지와 제라늄(미들노트), ..

사는이야기 2005.09.23

사람 해부 첫날

우리조는 다른 조보다 1명 많은 5명이다. 아무래도 1명이라도 많은 게 좋으리라 생각한다. 게다가 우리 조의 카데바는 fat이 무지하게 없는 남자 아저씨 TA(교통사고)로 돌아가신 분도 아니어서 외관상 깨끗하셨다. 이 모든게 평소 나의 선행의 결과라고 굳게 믿고 싶다. 아마 사람들이 의대에 대한 것들 중에 인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사람해부일것이다. 그러나 막상 의대생들은 담담하게 생각하는 거 같다. 그중 일부는 즐긴다고나 할까 그런 부류도 있다. 아무래도 여성 카데바는 fat이 무지무지하게 많다. 특히 앞가슴은 더욱 그렇다. 적절한 표현인지 모르지만 말그대로 호박죽이 넘쳐난다. 그런데 다른 조 집도를 맡은 여학생 (아버지가 산부인과 의사다)! 스킨 컷을 열심히 하다 긴머리가 fat에 묻었다. 같은 조 남..

medical story 2005.09.23